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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내 조선사들은 대부분 평온한 분위기다. 예년 같으면 조선 빅3 CEO들의 증인 채택을 두고 노심초사했지만, 올해는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외에는 거론조차 되고 있지 않아서다. 이같은 배경에는 구조조정 순항과 수주 회복세에 따른 실적 개선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조선업계 CEO 중 유일하게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만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권오갑 부회장은 오는 12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군산조선소 재가동 여부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지난해의 경우 국정감사를 앞두고 조선 빅3 CEO 모두 증인으로 거론됐지만, 올해는 권오갑 부회장 외에 딱히 거론되는 인물이 없다.
2015년에는 대규모 적자를 냈다는 이유로 당시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등 빅3 CEO가 모두 증인으로 확정됐다. 하지만 국감 직전 이들을 증인으로 신청한 이진복 새누리당 의원이 철회하면서 증인 채택이 취소된 바 있다.
올해는 예년과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올해 사상 최악의 인명피해를 낸 삼성중공업은 조기에 사고 수습을 원만하게 마무리하며 국감 증인 출석을 피하게 됐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모두 지난해부터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한 덕분에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됐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3사 모두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물론 매출 감소로 인한 외형 축소가 이어지고 순이익이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지만, 지난해에 비해선 상황이 많이 개선됐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자구계획이 90% 가까이 완료됐다. 조선 빅3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약 50% 진행됐으며, 대우조선해양도 40% 이행률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수주마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현 상황에서는 조선사들에게 딱히 딴지를 걸만한 이슈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총 24척, 약 65억 달러(약 7조3800억원) 규모를 수주하며, 올해 목표인 65억 달러를 이미 달성했다. 현대중공업그룹 내 조선 3사도 총 99척, 58억 달러(약 6조6000억원)의 수주 계약을 성사시켜 연간 수주 목표액(75억달러)의 77%를 달성하며 선전 중이다.
대우조선은 현재까지 총 23척, 약 25억7000만 달러(약 2조9000억원) 규모를 수주하며 올해 목표(45억7000만 달러)의 56%를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이맘때 쯤이면 CEO의 국감 증인 채택 여부를 두고 마음을 졸였는데 올해는 거론조차 되지 않아 경영정상화에 더욱 매진할 수 있게 됐다"며 "조선업이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올해 수주목표를 달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