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스공사 대구혁신도시 본사 ⓒ연합
    ▲ 가스공사 대구혁신도시 본사 ⓒ연합

     

    지난 7월20일, 임기 11개월을 남기고 이승훈 사장이 돌연 사퇴한 이후 3개월째 공석인 한국가스공사 사장 자리를 누가 차지할 지 관심이 쏠린다. 새 가스공사 사장에 어떤 인물이 오느냐가 다른 에너지 공기업의 수장 선출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어서다.

     

    현재는 5명의 후보가 가스공사 사장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 앞서 가스공사는 지난달 26일 서류를 접수한 10명 중 8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으며, 이들 가운데 5명을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 추천했다. 이후 공운위가 2명의 후보자를 추천하면 가스공사는 이사회 및 임시 주주주총회를 통해 신임 사장을 최종 확정하게 된다. 가스공사는 이르면 오는 11월께 신임 사장이 선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공운위에 추천된 후보는 정승일 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 강대우 동아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와 이철우 충북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가스공사 간부 출신 J씨와 P씨로 알려졌다.

     

    정승일 전 에너지자원실장은 1965년 경남 하동 출신으로 경성고와 서울대 경영학과·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행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산업부 가스산업팀장, 에너지산업정책관(국장), FTA정책관, 무역투자실장, 에너지자원실장 등 요직을 두루 맡았다. 그러다 지난해말 주택용전기료 누진제 개편을 추진하면서 주형환 전 산업부 장관과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항의의 표시로 사표를 던졌다.

     

    강대우 동아대 교수는 문재인 캠프 사람이다.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부산 선거대책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하며, 학계 등 분야별 전문가들을 영입하고 조언을 이끌어냈다. 전국사립대학교수협의회장을 역임한 강 교수는 지난 2014년 부산시교육감에 출마한 바 있으며, 올해 4월엔 더불어민주당 국민주권 대전 선거대책위원회에도 몸담았다.

     

    1960년생인 이철우 충북대 교수는 자원개발 분야 전문가다. 지난 2013년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선정하는 자원개발 분야 연구개발(R&D) PD로 선발되기도 했다. R&D PD는 정부의 에너지 기술 R&D 사업의 기획부터 평가, 관리, 성과확산까지 R&D 사업 전주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전문가다. 

     

    가스공사 출신인 J씨와 P씨도 전문성과 함께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새 가스공사 사장으로 정부 관료 출신이 유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라 정부와 손발을 잘 맞춰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정승일 전 에너지자원실장이 가장 유력하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내부 출신의 경우엔 전문성 면에선 뛰어나지만 뇌물수수와 배임, 채용비리 등에 잇달아 연루되는 등 외풍으로부터 취약하다는 평가다. 내부 출신인 전임 장석효 사장도 뇌물수수와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력이 있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교수 출신도 조직 장악력에선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였던 전임 이승훈 사장도 퇴직전까지 노조와의 관계에 있어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보여왔다. 

     

    한편, 가스공사 노동조합은 최근 '가스공사 사장 선임에 대한 가스노동자의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통해 새로운 사장선임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노조는 "새로운 사장은 정부의 정책과 방향을 공유하되 단순히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눈치를 살피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에너지 전환과정에서 가스산업 공공성 강화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정권 아래 추진돼 온 에너지산업 구조개편과 기능조정의 관성을 막아낼 수 있어야 한다"며 "노조를 경영파트너로 인정하고, 공정한 인사와 책임있는 경영을 실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