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논현역 인근 빌딩 '부르는 게 값'… 1년 거래 1~2건 불과포스코동우회 연수익 11억원→14억2800만원… 3억원 '껑충'
  • ▲ 포스메이트가 포스코동우회에 지분 70%를 넘기는 신논현타워 전경. =이보배 기자
    ▲ 포스메이트가 포스코동우회에 지분 70%를 넘기는 신논현타워 전경. =이보배 기자

     

    포스코그룹이 퇴직임직원 모임인 포스코동우회와 표면적으로는 지분관계를 정리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싼 값에 건물을 넘기면서 높은 임대수익까지 챙길 수 있도록 배려해 또 다른 특혜논란이 일 전망이다. 


    포스코그룹 계열사 포스메이트는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50만주를 주당 9만6174원에 소각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감자대상은 포스코동우회가 가지고 있는 지분 31.7%다.


    공시에 따르면 포스코동우회는 감자대금 481억원 중 395억원을 신논현타워 지분 70%로, 나머지 86억원은 현금으로 수령할 예정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748-2외 3필지에 위치한 신논현타워는 지하 3층~지상 14층 규모로, 포스메이트가 서울에 운영하는 여러 부동산 중 하나다.


    문제는 신논현타워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됐느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상가정보연구소 관계자는 "빌딩, 상가가치의 핵심은 땅이다. 토지지분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평가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기업 간 내부거래는 정상적인 시세와 거리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굉장히 싼 가격에 넘기거나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넘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포스메이트가 외부 감정평가를 통해 산정한 '신논현타워' 가치는 총 564억원으로, 최근 매매된 인근 'H'빌딩 시세와 다소 차이가 있다.


    일단 신논현타워와 H빌딩을 비교해 보면 위치는 강남 신논현역 인근으로 비슷한 반면, 규모는 토지면적 1130.6㎡·연면적 8612.3㎡인 신논현타워가 토지면적 541.3㎡·연면적 6618㎡인 H빌딩을 훨씬 압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논현타워 산정가치는 H빌딩 보다 못하다. 포스메이트가 외부 감정평가사로부터 책정 받은 신논현타워 가치는 3.3㎡당 1억6491만원으로, 총 549억원이지만 지난 4월 거래된 H빌딩은 3.3㎡당 2억9841만원씩 총 489억원에 매매됐다.

     

  • ▲ 신논현타워와 도보로 3분 거리에 위치한 H타워는 토지면적이 좁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네이버지도
    ▲ 신논현타워와 도보로 3분 거리에 위치한 H타워는 토지면적이 좁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네이버지도


    이처럼 H빌딩이 감정평가보다 비싼 값에 팔리게 된 것과 관련 상가정보연구소 관계자는 "신논현역 인근은 빌딩매물이 귀한 지역으로 일 년에 거래되는 빌딩이 1~2건에 불과하다"며 "그만큼 희소성이 높기 때문에 건물주가 부르는 가격이 거래가다"고 귀띔했다.


    이어 "빌딩을 거래하는 사람들은 거래가가 비싸더라도 고정적으로 생기는 임대수익을 고려해 매물이 있을 때 구입하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덧붙였다.


    즉, 희소성 높은 신논현타워를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가치를 책정해 포스코동우회에 더 많은 지분을 넘긴 셈이다.


    이뿐만 아니다. 포스코동우회는 신논현타워를 포스메이트 주식과 맞바꾸면서 배당금과 비슷한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됐다.


    포스메이트 관계자에 따르면 신논현타워로 벌어들이는 월 매출은 약 1억7000만원으로, 향후 포스코동우회가 가져가는 수익 또한 총액의 70%인 월 1억1900만원선이다. 이를 연으로 따졌을 땐 14억2800만원에 달한다.


    이는 포스코동우회가 포스메이트 지분을 가지고 있으면서 받아온 배당금 연 11억~12억원 보다 많은 금액이다.


    이와 관련 포스코 관계자는 "신논현빌딩 지분 소유 후 임대수익까지 고려해 지분을 제공한 것은 아니지만 시뮬레이션 해보니 최근 5년간 포스코동우회가 받았던 배당금보다 임대수익이 더 낮다"면서도 "배당금 내역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최근 5년보다 적은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임대상황에 따라 임대수익은 달라질 수 있고, 관리비와 세금을 고려하면 임대수익은 더 적어진다"면서 "포스메이트의 유상감자 이유 중 하나가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제거하기 위한 부분도 있는데 이 부분이 문제가 되도록 추진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감자 후 포스메이트 지분구성은 △포스코 83.83% △포스코건설 16.17%로 변경되고, 포스코동우회는 주주구성 명단에서 빠지게 된다. 하지만 신논현타워 실질적 소유주가 포스메이트에서 포스코동우회로 바뀌게 돼 향후 빌딩에 대한 결정권은 포스코동우회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