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자대표회, 원인조사·전면 이주 요구 집회 진행포스코건설, "준공 30년 넘은 아파트" 안전진단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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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두1차아파트 입주자대표회는 지하터널 공사 이후 아파트 지반침하 및 균열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보배 기자
인천 삼두1차아파트 균열과 지반침하 현상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가 최근 균열 및 지반침하 원인규명 집회를 재개하면서다. 지난 3월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구간 지하터널 개통 이후 입주자대표회와 지하터널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은 안전진단에 협의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19일 인천시 동구 송현동 삼두1차를 직접 찾았다.
서울지하철 1호선 동인천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한 인천 삼두1차는 1984년 준공이 무색할 만큼 건재함을 자랑했다. 아파트 균열 책임을 묻는 현수막이 없었다면 해당 단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모를 정도로 아파트 외관은 깔끔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동인천역 광장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삼두1차 지하 47.1~51.1m에는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구간 도심을 관통하는 '인천터널'이 뚫려있다. 해당 터널공사 이후 지반침하 및 균열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아파트입주자대표회 주장이다.
실제 단지를 둘러보니 아파트 곳곳에 균열이 발견됐다. 곳곳의 땅 꺼짐과 함께 수만볼트 전류가 흐르는 지하 변전소 벽면에는 갈라진 금이 선명했다. 또 삼두1차 2동은 지반꺼짐이 눈에 보일 만큼 확연하게 드러났다.
기어를 중립에 두어도 주차된 차량이 밀릴 정도로 지상주차장은 기울어져 있었다.
지하터널이 관통하는 1동 균열이 가장 심각했다. 특히 12층에서는 동일한 방향으로 성인 손바닥이 들어갈 정도의 균열이 두 군데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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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두1차 단지 내에서 발견된 균열, 지반침하, 기울어짐 등의 문제들. =이보배 기자
이와 관련 삼두1차 입주자대표회는 원인조사와 함께 주민 전면 이주를 주장하고 있고,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은 아파트가 지어진 지 30년 이상 됐기 때문에 건물 노후화가 원인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삼두1차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준공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못이 박히지 않을 정도로 단단하게 잘 지어진 아파트"라고 자신했다.
삼두1차 균열이 나이탓인지 살펴보기 위해 준공시기가 비슷한 인근 삼두2차로 발걸음을 옮겼다. 1987년 준공된 삼두2차 단지를 둘러본 결과 삼두1차와 비슷한 균열이나 지반침하 등 문제삼을 만한 현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삼두2차 관리소장은 "우리 아파트 지하로는 터널이 지나지 않는다"면서 "공사 당시 소음과 진동은 느꼈지만 터널개통 후 문제 삼을 만한 현상은 발견되지 않았고, 주민민원도 없었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삼두1차에 정밀 안전진단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한다"면서 "다만 용역결과에는 진단방법에 따른 명확한 수치 등으로 진단을 해야 하고, 추정 등 불명확한 진단기관의 사견이 반영되지 않도록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안전진단업체에 문의해봤지만 '추정됨' 등의 표현을 쓰지 않으면 안전진단을 할 수 없다"며 의견차이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