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호황에 영업성적·재무성과 호조… 시평 순위도 '점프'주택 편중 포트폴리오 한계… 식음료·교육 등 사업다각화 도모경영권 승계 과정… 변칙적 상속 증여 아니냐는 의심 눈초리도
  • ▲ 청주 '문화동 센트럴 칸타빌' 신축 현장. ⓒ대원
    ▲ 청주 '문화동 센트럴 칸타빌' 신축 현장. ⓒ대원


    아파트 브랜드 '칸타빌'로 알려진 중견건설사 대원이 다음 달 코스닥시장에 진출한다. 대원은 코스닥 상장을 통해 중견사의 입지를 다지는 한편, 베트남 신규 사업 진출 등으로 통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영권 승계 작업 중인 대원이 변칙적인 상속증여가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30일 대원이 최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보면 총 공모주식 수는 200만주로 주당 공모희망가는 1만3000~1만5000원, 공모 예정금액은 최대 300억원이다.

    대원은 다음달 16~17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23~24일 일반청약을 실시할 계획이다. 대표주관사는 신한금융투자다.

    이에 앞서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달 28일 대원에 대해 코스닥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한 뒤 일반상장을 승인한 바 있다. 대원은 지난 6월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1972년 설립된 대원은 충북 청주산업단지에 본사를 둔 중견건설사로, 주사업인 주거용 건물 건설업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갖고 있다. 주택 브랜드 '대원 칸타빌'로 잘 알려진 것처럼 주택부문 매출 비중이 90%를 넘어선다.

    올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액 비중에서 자체공사(주택분양)가 68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어 민간건축공사도 398억원으로 33.2%를 차지한다.

    주택부문에 방점이 찍힌 만큼 최근 주택경기 호황에 힘입어 영업성적과 재무성과를 동시에 달성하고 있다. 또 이를 바탕으로 시공능력평가순위에서도 2년 연속 충북 지역 1위 자리에 앉았다.

    연결감사보고서 분석 결과 대원은 2015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대원은 2015년 매출 3119억원, 영업이익 880억원, 순이익 15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의 경우 전년보다 14.2% 부진했지만, 원가율을 5.41%p 낮추는데 성공하면서 영업이익은 두 배 가까이 증가(+98.4%)했다.

    특히 순이익은 380억원으로 150.5% 급증했다. 2014년 순손실이 285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재무구조 개선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말 유동비율은 189.4%로, 전년 159.1%에 비해 30.3%p 증가했으며, 부채비율은 95.7%에서 79.9%로 15.8%p 개선됐다. 이 기간 시평액 1조~2조원대 주요 15개사 평균 유동비율은 132.3%, 부채비율은 232.4%다. 30대 건설사 못지않은 재무구조를 갖춘 셈이다.

    시평 순위도 2015년 98위에서 2016년 74위, 2017년 60위로 뛰어올랐다.

    A투자증권 건설담당 연구원은 "대원의 경우 주택전문건설업체로 봐도 무방할 만큼 포트폴리오가 제한적이다. 부동산 경기 호황일 때는 모르지만, 경기 침체시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 가능성이 확산됨에 따라 내부에서 성장에 한계를 느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돌파구를 모색하던 차에 그동안 개선된 실적을 공개(IPO)하고, 이를 통해 자금 수혈과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래를 위한 활동 반경의 확장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B증권 애널리스트는 "상장을 통해 자금을 수혈하면 신용등급이 올라가고 자금 융통성이 좋아진다"며 "특히나 PF(프로젝트파이낸싱)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건설사의 경우 관련 업무가 수월해져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원은 상장으로 조달된 공모자금을 베트남 신규사업과 도시 및 산업단지 재생(고도화)사업, 플랫폼비즈니스, 시설 투자 등에 참여,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최근 경제 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베트남에 해외사업 역량을 집중한 만큼 추가적인 성장 동력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대원이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원은 베트남에서 건설뿐만 아니라 식음료사업 진출을 노리고 있으며, 지난 7월 설립한 '대원 에듀(Deawon Edu)'를 통한 교육사업 진출도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원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건설 관련 사업을 진행한 뒤 현지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다"며 "식음료 관련 브랜드를 런칭하고 프랜차이즈 사업 및 식자재 유통사업 등을 통한 신규 해외매출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교육사업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있는 상태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대원은 동남아시아 중 베트남 진출에 적극적이었다. 2000년대 초반 인건비 절감을 위해 섬유공장 등을 베트남으로 이전시킨 뒤 점차 건설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상반기 기준 대원은 총 8곳의 해외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2곳이 제조업이며 6곳은 건설업을 한다. 모두 베트남 소재다.

    이밖에 신규 취득한 레미콘 공장에 대한 생산설비 추가투자에도 2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앞서 대원은 종합건설업체로 수직계열화를 위해 지난 2월 한일시멘트 계열사인 한일산업의 청원공장 자산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대원 측은 향후 레미콘 자가소비를 통한 현장의 원가절감 및 중장기 레미콘 수요 확대에 따른 추가적인 매출 증대를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전응식 대표이사는 "대원은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국내 및 해외사업에서 두각을 보이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창립 45주년을 맞은 올해 코스닥 상장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이뤄 중견건설사로서의 면모를 더 굳건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충북을 대표하는 건설사이자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코스닥 상장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원의 이번 상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으로 보면서도 변칙적인 상속 증여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IPO는 증여세보다 세 부담이 적은 주식 양도를 택한 것 같다. 건설업계에서는 지역에 기반을 회사나 오너십이 강한 기업의 경우 이 같은 변칙적 상속을 하기도 한다"며 "공모가 자체를 낮게 책정해 싸게 양도하려고 할 것이며 발행 주식 수는 물론, 유통 주식 수도 적을 것으로 보인다. 유명무실한 상장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원의 창업주인 전영우 회장은 1930년생으로, 전응식 대표(부사장)로의 경영권 승계를 추진 중이다. 전 회장은 슬하에 1남 4녀가 있는데, 이 가운데 전 대표를 후계자로 낙점하고 베트남 등 해외사업을 맡겨 경영수업을 시켜왔다. 사업 리스크가 국내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베트남에서 충분히 경험을 쌓은 전 대표는 지난해부터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사전준비에 들어갔다.

    현재 전 대표의 대원 보유지분은 6.25%로 적은 편이지만, 계열사들의 경영권을 대부분 넘겨받았다. 대원지주회사(옛 아이비클럽)는 전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100% 지분을 보유 중이다. 대원의 최대주주는 대원지주회사로, 45.61%를 차지하고 있다. 전 회장이 43.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