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브랜드타운 조성 활기 완성되면 약 6800가구열악한 주거환경 속속 개선… 직장인·신혼부부 유입 증가
  • ▲ 서울지하철 3호선 녹번역 1번 출구로 나오면 힐스테이트 녹번과 래미안 베라힐즈 공사현장이 나란히 위치, 공사가 한창이다. =이보배 기자
    ▲ 서울지하철 3호선 녹번역 1번 출구로 나오면 힐스테이트 녹번과 래미안 베라힐즈 공사현장이 나란히 위치, 공사가 한창이다. =이보배 기자


    서대문과 종로·마포 중심지가 지척에 있고 북한산과 백련산을 품은 쾌적한 입지에도 불구하고 외면 받아 온 은평구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특히 최근 대형건설사의 각축전을 방불케 하는 녹번역 일대는 삼성물산·대우건설·대림산업·롯데건설 등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가 시공을 맡아 랜드마크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 대어급 호재에 집값이 들썩이고 있는 현장을 직접 가봤다.


    "2015년 입주한 녹번역 인근 북한산 푸르지오에서 입주 매물이 나오고 있는데 가격 상승세가 무섭다. 당시 분양가가 4억9000만원이었는데 최근 6억3000만원에 거래됐고, 현재 나온 매물은 호가가 6억5000만원이다. 2년 사이에 2억 가까이 오른 셈이다.(녹번역 인근 M개업공인중개소 관계자)"


    서울지하철 3호선 녹번역에서 하차해 1번 출구로 나오면 '힐스테이트 녹번' 공사현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로 옆으로 '래미안 베라힐즈'도 공사가 한창이다. 위용을 드러내고 있는 두 단지 옆으로 2015년 입주한 '북한산 푸르지오'가 보인다.


    녹번역을 중심으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활기를 띄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7일 녹번역 3번 출구 인근에 응암2구역 재개발사업인 총 2441가구 규모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 견본주택이 개관했다.


    관리처분 계획인가 단계를 거치고 있는 응암1구역 879가구 재개발까지 마무리되면 녹번역 일대는 약 6800가구에 달하는 브랜드 아파트촌으로 재탄생된다.


    참여 건설사만 봐도 일대 집값상승이 기대된다. 삼성물산·현대건설·대림산업·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아 녹번역 일대 랜드마크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우위는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이 차지하고 있는 분위기다. 가장 최근 분양에 나선 데다 일대 최고 분양가를 갱신했음에도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주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본격 분양에 나선 해당 단지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699만원으로 종전 최고가인 래미안 베라힐즈 1548만원 대비 150만원 가량 올랐다.


    M개업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주 견본주택을 개관했는데 이미 1억4000만~1억5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면서 "내년 입주를 앞두고 있는 힐스테이트 녹번의 경우 전용 59㎡가 최근 5억4000만원에 거래되면서 1억원이 넘는 웃돈이 붙었다"고 말했다.


    이어 "래미안 베라힐즈도 전용 84㎡가 1억원 웃돈이 붙어 6억원대에 거래됐고 아직 공사 시작도 하지 않은 응암1구역도 이미 프리미엄 1억2000만원이 붙었다. 아무래도 3호선 녹번역과 맞붙어 무섭게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K개업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새아파트 중심으로 프리미엄이 무섭게 붙으면서 기존 아파트의 가격상승도 눈에 띈다"면서 "향후 분양단지 분양가 등의 영향을 받아 시세는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에 따르면 녹번동 기존 아파트 값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녹번 제이알의 현재 시세는 4억5250만원으로 전년동월 3억6000만원 대비 9250만원 올랐고, 녹번 현대2차는 전년동월 대비 4000만원 가량 오른 4억3250만원 매물이 거래되고 있다. 대림아파트는 4억2500만원에 호가를 형성해 전년동월 대비 1억원이 올랐다.


    이와 관련 M개업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은평구는 지금까지 인근에 위치한 종로·마포·서대문구 대비 저평가 됐지만 최근 재개발 소식과 각종 개발호재 소식이 들리면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면서 "지하철 3호선을 이용하면 종로와 광화문으로 이동이 빠르고 압구정까지 한 번에 이동할 수 있어 직장인 유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기존아파트도 오르고 있긴 하지만 미래가치를 생각하면 새아파트를 분양받는 게 낫다"면서 "역 주변으로 구청, 소방서, 복지관 등이 위치해 편리하고 초등학교가 가까워  신혼부부가 입주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산 푸르지오 인근 서울혁신파크에서 만난 30대 주부는 "주거하기엔 적합하지만 아직까지는 출퇴근이 힘든 편"이라고 말했다. 지하철역 인근 도로가 좁아 출퇴근 시간에 많이 막히고, 버스도 자주 운행하는 편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어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인근에 있긴 하지만 쇼핑을 즐길만한 곳은 아니기 때문에 주말 쇼핑을 위해서는 영등포 타임스퀘어나 스타필드고양까지 나가야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 ▲ 녹번역 1~4번 출구를 중심으로 새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면서 인근 집값을 견인하고 있다. 사진은 녹변역 인근 모습. =이보배 기자
    ▲ 녹번역 1~4번 출구를 중심으로 새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면서 인근 집값을 견인하고 있다. 사진은 녹변역 인근 모습. =이보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