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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주성 전무가 세아제강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故 이운형 회장의 장남인 이태성 세아베스틸 대표이사(전무)는 세아제강 지분을 지속 매각하며, 이주성 전무에 힘을 보태는 모양새다.
그룹사를 둘러싼 이주성 세아제강 전무와 이태성 세아베스틸 대표의 지분율이 갈수록 바뀌면서, 세아그룹 장기플랜인 3세 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계열분리 수순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이주성 세아제강 전무는 자사주 8600주를 매입했다. 이에 따라 이주성 전무의 세아제강 지분율은 11.34%에서 11.48%로 상승했다. 이는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이 보유한 11.34%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표면적으로는 이주성 세아제강 전무가 최대주주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세아제강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해덕기업과 세대에셋 지분을 이순형 회장이 많이 들고 있어, 실제 대주주는 아직 그대로 이 회장이다.
이태성 세아베스틸 대표는 세아제강 주식을 매도하며 이주성 전무의 세아제강 지배력 강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9월 한달간 이태성 대표는 세 번에 걸쳐 세아제강 주식 2만1457주를 매도했다. 금액으로는 총 23억원에 달한다.
당시 지분 매각으로 이 대표의 세아제강 지분율은 기존 11.44%에서 11.08%로 0.36%포인트 낮아졌다. 이에 따라 세아제강 최대주주는 이태성 대표에서 이순형 회장으로 바뀐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1월과 7월에도 각각 5만주, 10만주의 세아제강 주식을 처분한 바 있다.
이태성 대표가 세아제강 주식을 지속적으로 처분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세아제강 지분율을 낮추며 자연스럽게 이주성 전무의 세아제강 지배력 강화에 일조하는 한편, 자신은 이를 통해 상속세 재원 마련을 하고 있는 것.
이는 3세 경영에 있어 향후 세아제강은 이주성 전무가 이끌고, 세아베스틸과 세아홀딩스는 이태성 대표가 맡기로 한 세아그룹의 장기 계획과 무관치 않다. 현재 전무 직급인 두 사람은 이르면 내년 초 사장으로 승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태성 대표와 이주성 전무의 세아제강 지분율은 날이 갈수록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며 "상속세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이 대표는 세아제강 지분율을 낮출 것이며 이 전무는 지속적인 주식 매입으로 지배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 모두 이르면 내년에 사장으로 승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렇게 된다면 3세 경영이 본격화 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아그룹은 두 사람의 지분율 변화에 따른 억측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특히 계열분리 수순이 아니냐는 주장에는 극구 부인하는 모습이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세아그룹은 세아제강, 세아베스틸 등 계열사들이 함께 할 때 가장 큰 시너지가 난다"면서 "이태성 대표와 이주성 전무가 각 체제로 나선다고 해서 계열이 분리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