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이익환수제 피하려 입찰방식 변경 속도전일반경쟁→제한경쟁→수의계약… 건설사 냉랭
  • ▲ 문정동 136 재건축사업 조감도. ⓒ서울시 재개발·재건축 클린업시스템.
    ▲ 문정동 136 재건축사업 조감도. ⓒ서울시 재개발·재건축 클린업시스템.


    서울 송파구 문정동 136 재건축사업 시공사선정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그동안 제한경쟁 입찰방식으로 진행된 시공사선정이 3차례 모두 유찰돼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했지만, 건설사들 반응은 냉랭하다. 오는 13일 입찰을 마감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인 가운데 어느 건설사가 입찰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일 문정동 136 재건축사업 조합은 시공사 우선협상대상자(수의계약) 선정을 위해 현장설명회를 진행했다. 당일 현장에는 대림산업·GS건설·현대엔지니어링·호반건설 4개 건설사만 참여했다.


    지난 7월 첫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SK건설 △호반건설 △KCC건설 △쌍용건설 △효성 △고려개발 △이수건설 등 15개사가 참여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후 문정동 136 재건축조합은 지난 9월부터 세 차례 시공사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지만 모두 유찰됐다. 업계에서는 조합 측의 까다로운 입찰조건 변경이 잇따른 유찰 이유 중 하나라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 조합은 지난 9월 첫 시공사선정 입찰은 일반경쟁 방식으로 진행했다. 당시 대림산업-GS건설 컨소시엄 1곳만 참석해 유찰됐고, 이후 조합은 입찰 방식을 일반경쟁에서 제한경쟁으로 변경했다.


    입찰 참여자격 요건도 까다롭게 바꿨다. 올해 기준 도급순위 15위 이내 업체만 입찰할 수 있도록 하고, 컨소시엄이 아니라 단독으로 입찰하도록 했다. 입찰 문턱이 높아지자 처음 관심을 보였던 건설사들이 하나둘 등을 돌리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합 측은 공동도급 불가 요건을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문정동 136재겆축 조합 관계자는 "컨소시엄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조합원들이 많다. 지난달 열린 대의원에서 대림-GS 사업단 수의계약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안건도 부결됐다"면서 "컨소시엄 불가 항목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3일 입찰을 마감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지만 이번에도 분위기가 녹록지 않다. 지난 2일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현대엔지니어링과 호반건설의 입찰 가능성이 낮게 점쳐지는 가운데 대림산업과 GS건설은 입찰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대림산업·GS건설 관계자는 "컨소시엄을 유지할 지 단독 입찰할 지 고민 중"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업계에서는 결국 대림산업과 GS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사로 선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정동 136 재건축사업은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속도전으로 진행됐고, 입찰 방식 변경 역시 전략 중 하나였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일반경쟁입찰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2개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하면 되지만 제한경쟁입찰은 최소 5개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해야만 입찰이 성립된다.


    일반경쟁입찰 경우 입찰마감까지 최소 45일의 기간이 필요하고,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는 3회 유찰까지는 최소 4개월 이상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제한경쟁입찰은 최소 5개의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해야 입찰이 성립하기 때문에 현장설명회에 5개 이상 건설사가 참여하지 않으면 입찰마감이 아닌 현장설명회 단계에서 자동 유찰된다.


    조합 측에서 현장설명회 자체가 성사되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하면 현장설명회에서 자동 유찰되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문정동 136 재건축조합은 빠른 재건축사업 추진을 위해 이 같은 방식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빠른 사업 추진을 원했지만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 측은 공동도급 불가 요건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결국 대림-GS건설 컨소시엄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어려워진만큼 조합 측이 시간을 들이더라도 단독 입찰을 고집할 수도 있다. 문제는 그렇게 되면 대림산업과 GS건설 마저 등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