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 오리농가 비닐 찢겨… 계열화사업자 참프레 행정제재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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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상 최악의 피해를 낸 H5N6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라도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강원 평창동계올림픽을 80여일 앞둔 방역 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강원도는 이달 말까지 경기장 주변 지역 소규모 취약 농가의 가금류를 사들여 도태한다는 계획이다.
고병원성으로 확진된 전북 고창군의 육용오리 농가는 축사시설이 낡고 비닐이 찢겨 있는 등 방역관리가 소홀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 당국은 해당 농가가 소속된 계열화사업자 참프레에 대해 행정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환경부가 전남 순천만 철새도래지에서 수거한 조류 분변을 분석 중인 가운데 H5N6형 고병원성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AI 상황점검·대책회의에서 잠복기를 고려해 20일부터 앞으로 21일간 분변 수거 지역을 중심으로 반경 10㎞에 대해 이동통제에 나서겠다고 보고했다.
19일 전북 고창 육용오리 농가에서 H5N6형 고병원성 AI가 확진된 데 이어 전남 철새도래지에서도 고병원성 확진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AI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순천 외에 충남(아산·천안), 경기(안성), 전북(군산)에서도 야생조류 분변 등에서 H5형 항원이 확인됐으며 고병원성 여부는 이르면 이날 중 나올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지난달 13일 고병원성 AI가 3개월간 추가 발생하지 않아 AI 청정국 지위를 회복했으나 37일 만에 다시 지위를 잃게 됐다. 홍콩 등으로 1년여 만에 재개한 닭고기 수출도 다시 막히게 됐다.
평창동계올림픽이 8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방역 당국은 AI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병원성 확진 이후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올리고 20일 0시부터 48시간 동안 전국에 일시이동중지(스탠드스틸)를 내렸다.
고창지역 모든 가금류 사육농장과 종사자에 대해선 이날부터 7일간 이동과 출입 통제에 들어갔다. 알·사료·축산기자재 등의 농장 반·출입이 금지된다. 수의사·가금 거래상인 등의 출입도 막는다.
전국의 가금 판매업소 384곳에 대해선 월 1회 휴업·소독을 매주 수요일로 강화했다. 전통시장에서는 갓 깬 병아리(초생추)와 중추 판매도 전면 금지했다.
강원도는 이날 열린 AI 상황점검·대책회의에서 이달 말까지 경기장 주변 소규모 농가 25곳의 가금류 3500마리를 사들여 도태하는 선제 조치에 나섰다고 보고했다. 현재 수매율은 78% 수준이다. 강원도는 이달 말까지 조처를 완료할 계획이다.
고창 육용오리 농가는 현장조사 결과 축사시설이 낡고 비닐이 찢겨 있는 등 방역관리가 소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발생 농장은 철새도래지인 동림저수지에서 250m쯤 떨어져 있다"며 "축사 지붕에서는 야생조류 분변이 다수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농가는 방역조치를 확인할 수 있는 폐쇄회로(CC)TV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는 해당 농가가 소속된 계열화사업자 참프레에 대해 허술한 방역관리의 책임을 묻는 방안을 자세히 검토하기로 했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일시이동중지 명령이 내려진 48시간 동안 모든 계열화농가에 대해 철저한 점검을 하겠다"며 "계열화사업자 농가에서 추가적인 문제점이 발견되면 전국적으로 계열화농가에 대해서 추가적인 조처를 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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