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캐피탈 관계사인 SY오토캐피탈 채권 매입KB국민카드 "KB캐피탈 레버리지 비율 문제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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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국민카드의 자동차 할부금융 실적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KB캐피탈의 자산 건전성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민카드가 일부 채권을 매입하면서 이 실적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의 할부금융 취급액은 지난 9월 말 기준 7623억원으로 전년 동기 1324억원보다 476% 급증했다.

    할부 금융은 고객의 자동차나 가전제품 등을 구입할 때 금융사가 목돈을 빌려주는 대신 채권자로서 대출 원금과 이자를 받는 사업으로, KB국민카드는 자동차 할부금융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신한카드·삼성카드 등 경쟁사들도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저금리로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취급액을 단시간에 늘리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KB국민카드가 불과 1년새 자동차 할부금융 실적을 늘릴 수 있었던 것은 자체 영업에다 같은 KB금융 지붕 아래 있는 KB캐피탈의 영업력을 활용한 측면이 크다.

    KB캐피탈이 쌍용자동차와 힘을 합쳐 전속 금융사인 'SY오토캐피탈'을 세웠는데, 여기서 올린 영업 실적 중 2647억원을 KB국민카드가 채권을 사오는 형식으로 가져왔기 때문이다.

    이에 KB국민카드는 KB캐피탈의 자산건전성 지표를 개선하기 위해 일부 실적을 덜어왔다고 설명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KB캐피탈의 레버리지비율이 높아 모든 영업 물량을 소화할 수 없어 일부채권만 매입한 것"이라며 "이는 과거 통신사의 단말기 할부 채권을 사온 것과 비슷한 사례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KB캐피탈의 자산 건전성 지표인 레버리지비율(총자산/총자본)이 9.0배까지 치솟아 규제 상한선(10배)까지 육박하는 실정이다. 

    SY오토캐피탈에서 올리는 쌍용자동차 관련 연간 실적이 1조원에 육박하다보니 일부를 KB국민카드에 넘겼다는 얘기다.

    KB국민카드가 사온 매입채권 2647억원은 자사 할부금융 취급액의 34.7% 달하는 규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SY오토캐피탈이라는 전속 금융사를 합자회사 형태로 세운 것은 국내에서 KB캐피탈이 유일하다. 여기서 발생하는 실적 1조원 중 2647억원의 물량이 국민카드에 넘어갔다는 것은 상당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KB국민카드가 자체 영업을 통해 자동차 금융도 했겠지만 할부금융은 오프라인 영업망도 필요하고 영업 경쟁도 치열해 실적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며 "자체 할부 금융 실적의 30%에 가까운 물량을 SY오토캐피탈에서 가져와 결과적으로 해당 부문 실적 증대에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