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출신 금융인 대선 당시 지원 사격은행권, 정부 눈치 보며 ‘코드인사’ 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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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왼쪽부터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내정자,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이동빈 수협은행장.ⓒ연합뉴스
최근 금융권에선 부산 바람이 거세다. 교체된 금융기관 수장들이 부산 출신들로 채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의 이력을 살펴보면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당시 캠프에서 활동한 점이 눈에 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차기 회장으로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를 추대했다.
당초 은행연합회장 후보로 홍재형 전 부총리,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등 관 출신이 유력했으나 예상을 뒤엎고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가 낙점 받은 것이다.
하지만 이력을 보면 일부 수긍이 가는 점도 있다.
김태영 회장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의 금융경제위원회에서 공동 부위원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결국 은행권이 정부의 코드에 맞춰 인사를 단행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분위기는 앞서 진행된 BNK금융지주, 한국거래소, 수협은행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BNK금융지주 회장 선출 과정에서도 직원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외부 출신인 김지완 회장이 선임됐다.
김지완 회장도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고문 역할을 담당했다.
한국거래소 정지원 이사장도 공모 과정에서 막판 승선한 인물이다. 한국거래소가 서류 심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이사장 후보를 추가 공모하면서 뒷말이 많았다.
정지원 이사장은 문 캠프에서 활동한 인연이 없지만 부산출신 금융인 모임인 ‘부금회’ 멤버다.
부금회가 지난 대선 당시 큰 힘을 실어준 만큼 최근 금융권 수장 교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동빈 수협은행장도 강원도 태생이지만 부산대 경영학과를 나와 이후 우리은행 부산경남동부 영업본부장을 맡으며 부산 인맥을 착실히 쌓아 왔다.
이처럼 부산 출신 금융인이 급부상하자 남은 공기업 수장 자리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공석이거나 임기가 만료됐음에도 후임 인선이 이뤄지지 않은 금융 공공기관은 한국투자공사, 한국증권금융, 한국조폐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이다.
기업은행 역시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늦추며 분위기를 파악 중이다.
이중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최근 사장 후보 공개모집을 진행했다. 후보에는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올라와 있다.
이정환 전 이사장도 문재인 캠프에서 부산시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지내 유력한 사장 후보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금융권의 인사 코드도 매번 바뀌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고려대 출신, 박근혜 정부 때는 대구경북 출신이 대세론으로 자리잡았고 이번 정권에선 부산 출신이 강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