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저축은행 매각 불발로 FI모집 나설 듯
  • ▲ 대유위니아가 동부대우전자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참여했다. 대유는 인수전에서 중국 메이디, 이란 엔텍합 등 해외 대형가전사와 경쟁하게 된다. ⓒ 각 사
    ▲ 대유위니아가 동부대우전자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참여했다. 대유는 인수전에서 중국 메이디, 이란 엔텍합 등 해외 대형가전사와 경쟁하게 된다. ⓒ 각 사



    대유위니아가 동부대우전자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뛰어들었다. 인수를 통해 김치냉장고 딤채에 편중된 수익구조 완화, 글로벌 매출 확대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전략이다.

    대유의 인수전 포인트는 '자금 확보'가 될 전망이다. 최소 2000억원 대로 점쳐지는 동부대우 인수 자금을 대유가 어떻게 조달하느냐다. 대유위니아의 연 매출이 4000억원 대, 동부대우가 1조5000억원 대인 것을 감안하면 어려운 게임이 될 수도 있다.

    대유위니아의 몸집이 동부대우 삼 분의 일에 그쳐 인수를 위해서는 모기업인 대유그룹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대유가 2014년 위니아만도를 인수했을 때와 같이 대유위니아는 인수 주체 역할을, 실질적인 작업은 그룹이 추진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유그룹은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재무적투자자(FI) 모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가전사업 투자를 위해 추진했던 800억원 대의 스마트저축은행 매각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현재로서는 외부 자금 유치가 유력하다.

    업계는 자금 회수를 염두에 둔 FI 측이 동부대우 매각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가격이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유가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해외 입찰자와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매각은 KTB프라이빗에쿼티 등 2013년 동부가 대우일렉을 인수할 당시 자금을 지원했던 FI에 의해 진행되고 있으며, 원금 1350억원과 이자를 합해 매각가 중 1900억원 정도가 FI에게 돌아간다.

    28일 마감된 본입찰에는 중국의 메이디, 이란의 엔텍합 등 굴지의 해외 가전 기업 두 곳도 함께 참여했다. 연 매출 25조 규모의 메이디는 자금 조달력이 최대 강점이며, 이란 내 최대 가전사인 엔텍합도 규모가 상당하다.

    매각 후 경영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추가 투자금도 문제다. 현재 영업 손실 등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동부대우는 매각 후 1000억원의 투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2000억원 대의 인수자금과 1000억원의 추가 투자금 등 눈에 보이는 금액만 3000억원 규모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저축은행 매각 불발 등으로 대유 측의 인수자금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매각 가격은 물론, 동부대우 매각 후 경영정상화까지 일정 규모의 투자금과 시간이 필요한 만큼 입찰자의 확실한 자금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쟁에서 다소 열세에 놓여있다는 관측과 달리 대유는 이번 인수전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모습이다. 앞선 위니아만도 인수 성공 사례와 이후 이름을 바꾼 '대유위니아'의 성장세 덕이다.

    대유는 지난 2014년 그룹 내 자동차 부품사 '대유에이텍'을 앞세워 위니아만도의 지분 70%를 805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2년만인 2016년에는 대유위니아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성장궤도에 올리기도 했다.

    고용불안 등을 이유로 해외 매각을 반대해왔던 광주공장 노조와의 정서적 유대도 유리한 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동부대우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는 국내에서는 대유위니아와 글로벌세아, 중국 메이디, 이란 엔텍합 등 총 4곳이 참여한 상태다. FI 측은 올 연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