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에 시장 분위기 '들썩'이주열 총재 "내년 추가 기준금리 인상 신중 검토"동결 주장 소수의견 등장에 금통위 만장일치 실패
  •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뉴데일리DB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뉴데일리DB

    한국은행이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초저금리 시대도 막을 내렸다.

    하지만 국내외 금리가 본격적인 상승곡선에 올라탐과 동시에 1400조원대를 돌파한 가계부채 우려감도 커지는 실정이다. 

    당장 기준금리 인상이 대출금리에 반영되면 늘어나는 가계 이자 부담만 2조3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부채를 갚지 못하는 고위험가구도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은 30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본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게 되면 통화정책 실질적인 완화 정도가 확대되고 금융 위험이 누적될 수 있어 그동안 저성장과 저물가에 대응한 통화정책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는 이주열 총재를 비롯해 신인석, 조동철, 함준호, 윤민석, 고승범, 이일형 위원 등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달 금통위는 만장일치 의견을 내지 못했다. 위원 6명이 금리 인상을 주장했고, 조동철 위원만이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앞서 지난달 금통위에서 이일형 위원이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제시해 통화정책 변화의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이후 지속해온 사상 최저 수준을 간신히 벗어나게 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2011년 6월 3.00%에서 3.25%로 인상한 뒤 처음 벌어진 일이다.

이제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내년 추가 인상분이다. 

시장에서는 2회 정도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전망하고 있지만, 한국은행이 예상보다 강한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밝히면서 속도 조절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주열 총재는 "금리 추가 조정 여부는 경제성장과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며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이를 긴축으로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장의 금리 인상 기대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견해도 밝혔다.
 
미국 연준이 내년 3회 금리 인상을 예고한 것과 관련해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과 미국 통화정책이 직결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주열 총재는 "미 금리 인상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지만 국내 경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는 부분일 뿐"이라며 "금리정책에서 가장 고려해야 하는 것은 성장 흐름의 견실함과 물가 상승세가 목표 수준으로 근접해 가는지 여부다. 금융 안정도 중시해야할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정책 방향 자체는 완화 축소로 잡았지만 고려할 요인이 아주 많다"며 "경기와 물가를 가장 중시하지만 국제경제 여건 변화나 북한 리스크 등으로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올해 마지막으로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내년 1월 18일에 개최되는 것으로 정해졌다. 한국은행은 연간 12번 열던 회의를 올해부터 8번 개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