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확대에서 부산·경남 시장 집중 전략으로 선회대선 활약에 부산·경남 점유율 40%대로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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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이 이수능 주류사업본부장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당분간 수도권 대신 본거지인 부산·경남 지역에 다시 집중하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무학은 이달 1일자로 이수능 부사장을 지원부문장 사장으로, 무학의 수도권 사업을 총괄했던 이종수 전무는 영업부문장 사장으로, 최재호 무학 회장의 장남인 최낙준 상무는 경영지원부문 사장으로 각각 승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무학은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부산 지역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부산·경남 지역에서 무너진 자존심을 다시 회복한다는 전략이다.
무학은 충북 충주에 국내 2번째 규모의 소주 공장을 설립하며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시장을 겨냥한 전략을 펼쳤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 사이 부산·경남 지역에서도 시장 점유율이 반토막 나며 아성이 흔들리자 조직을 재정비해 시장 되찾기에 나선 것.
무학은 부산·경남 소주 시장에서 점유율 80~90%를 유지하는 절대 강자였지만 최근 대선주조에 1위 자리를 빼앗기겨 점유율이 40%대로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주조가 지난 8월말 부산 업소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대선'이 점유율 49.2%를 기록해 무학의 '좋은데이'(46.1%)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무학이 수도권과 해외 시장 진출에 집중하는 사이 부산·경남 지역에 다소 소홀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며 "해당 지역에서 시장 점유율이 반토막나면서 위기감을 느끼자 무학이 조직 재정비를 통해 다시 부산·경남 민심 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무학의 이같은 현황은 실적으로 고스란히 연결됐다. 무학의 올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누적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 줄어든 1970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5.9% 감소한 286억원으로 집계됐다.
무학 관계자는 "당분간 부산·경남 지역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이번 인사는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존 강민철 무학 대표는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무학이 수도권 진출을 위해 막대한 마케팅 비용과 인력을 총동원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부산·경남 지역 점유율까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부담이 더욱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학이 잠시 소홀했던 틈을 타 경쟁업체인 대선이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시장을 확장하고 있어 두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