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철 KB금융지주 부사장이 KB국민카드 신임 대표로 낙점되면서 카드사 신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다만 그가 카드 현업을 총괄했던 경험이 없는 외부 출신이다보니 취임 초기 난관이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전날 상시지배구조위원회를 개최하고 11개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했다.
이 가운데 KB국민카드에 대해서는 현재 윤웅원 사장을 연임시키는 대신 이동철 KB금융지주 부사장을 앉히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 신임 대표의 선임으로 국민카드의 신사업 추진과 계열사간 협업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키운 '전략통'이자 각종 성과로 약 3년간 승진에 승진을 거듭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윤 회장 취임 이듬해인 2015년 KB생명보험 경영관리 부사장에 오른 후 1년 만에 KB금융지주 전무로 자리를 옮겼다. 올해는 KB금융지주 전략담당 부사장으로 승진해 전략기획부, 시너지추진부를 총괄해왔다.
이 과정에서 그는 현대증권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윤 회장을 보좌하고 KB금융의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에 기여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이 신임 대표는 지주에서 그룹 전체의 전략, M&A외에도 복합점포 관련 업무 등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을 담당해왔다"며 "올들어 해당 부서의 성과로 자산관리(WM) 고객에 대한 계열사간 소개영업 실적 등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 대표는 툴레인 로스쿨에서 국제법을 익히고 국민은행 뉴욕지점장으로 근무한 바 있어 국민카드가 추진하고 있는 해외진출 등 신사업이 탄력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해외 M&A도 지주에서 같이 조정하는데 (이 부사장도) 전략 담당 책임 임원으로서 글로벌전략 총괄 담당 임원과 협업해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려스러운 점도 있다. 금융당국의 카드업계 규제 강화에 이어 업계 내 경쟁까지 이겨내야 하는 상황에서 현업 경험이 없는 이 대표가 국민카드를 잘 이끌 수 있겠냐는 것이다.
재무통·전략통으로 알려진 현 윤웅원 사장의 경우도 최근 1년새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점유율을 1%포인트 가량 높였음에도 올 3분기 누적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쳤다.
더욱이 국민카드가 은행에서 분사한지 8년이 넘었는데, 내부 출신 대신 은행 출신 인사를 대표로 선임하는 것은 내부 조직 강화 차원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KB국민카드지부 관계자는 "카드 현업을 맡았던 인력풀이 있는데도 은행 출신을 대표로 선임한 것은 조직 발전에 도움이 안되는 처사"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