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대신 변화 선택 2018년 영업 대전 앞두고 조직 재정비1960년대생 임원 전진배치 과감한 세대교체로 경쟁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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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앞둔 은행권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 닥쳤다. 

내년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영업 환경이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자 탁월한 실력을 겸비한 젊은 인력을 전면 배치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 26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지주와 은행을 비롯한 각종 계열사의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신한은행 내 올드보이들이 대거 물러난 점이다. 

오는 연말 임기만료를 앞둔 부행장 9명 가운데 서현주, 왕태욱, 권재중 부행장 등 총 3명이 퇴임 수순을 밟았다.

이들 모두 지난 2014년부터 총 5년 동안 부행장 자리를 지켰던 공통점이 있다. 

같은 기간 동안 함께 자리를 지켰던 이 가운데 이번 인사에서 살아남은 이는 최병화 기업 부행장이 유일하다.

이와 관련 신한금융은 최병화 신한은행 부행장이 기업분야 최고전문가로서 사업성과에 대한 역량을 인정받아 재선임을 추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노장들의 퇴장으로 인해 생긴 공백은 서춘석, 이창구 부행장보의 승진으로 자연스럽게 채워졌다. 

올해로 기존 임기인 2년을 모두 채운 부행장보 3명 가운데 2명이 승진에 성공하며 부행장 대열에 합류한 셈이다.

이와 함께 신한은행은 4명의 부행장보를 새로 발탁하며 젊은 인재 수혈에 나섰다. 

정운진 종합기획본부장, 이내훈 신탁연금본부장, 김성우 소비자브랜드본부장, 이명구 정보보안상무 등이 부행장보로 선임됐는데, 대부분 1962~1964년생으로 은행 경영진 내 젊은 축에 속한다.

신한금융은 이번 인사에서 업무전문성에 기반을 둔 수직 승진이동을 실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부행장보로 신규 추천된 이들이 현재 맡은 분야에서 전문성을 크게 인정받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신한금융은 이번 인사에서 경영진의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이뤄질 수 있도록 기존 부행장급으로 운영하던 사업그룹장 자리에도 상무제도를 신설했다.

신한은행에서는 1965~1966년생인 김인기 영업추진본부장, 안효열 개인고객부장, 서호완 글로벌개발부장이 직무 전문성을 인정받아 소속 그룹 상무로 전격 발탁됐다.

최근 손태승 은행장 체제로 다시 출발한 우리은행도 연말 조직 재정비를 통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눈길을 사로잡는 부분은 우리은행 역시 과감한 경영진 세대교체를 이뤘다는 점이다. 

이번 인사에서 남기명, 정원재, 김홍희, 최정훈, 조재현, 신현석, 권광석 부행장과 이대진 상무 등 총 8명이 퇴임했는데 1950년대생 임원들이 자리에서 대거 물러났다.

대신 김정기, 이동연, 허정진, 이창재, 김영배, 정채봉, 홍현풍 상무 등이 부행장으로 발탁됐는데 1960년대 생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시중은행들이 내년에 펼쳐질 영업 대전을 앞두고 젊은 인력들을 배치해 역동성 있는 내부 분위기를 만들어 직원 사기를 대폭 끌어올리기 위함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시작된 은행권 세대교체 바람은 매년 거세지고 있다. 영업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디지털금융 등 은행업의 변화를 촉구하는 시대적 요구가 강해지자 은행들도 변화에 나서고 있다.

은행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인력을 재배치해 조직 문화를 바꾸고, 젊은 마인드를 가진 이들을 경영진으로 내세워 융통성 있는 사업 전략 수립은 물론 직원들과 소통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안정 기조를 내세웠던 은행들이 연말을 앞두고 변화, 쇄신에 방점을 찍은 정기인사를 단행하고 있다"며 "조만간 인사를 실시할 국민, KEB하나은행에서도 대대적인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