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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자동차업계는 올해보다 더 어려운 한해를 보내게 될 전망이다. 글로벌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아우디·폭스바겐의 등장으로 내수 판매경쟁은 더욱 격화될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끝나지 않는 노사갈등과 한미 FTA 개정 등도 내년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27일 뉴데일리경제가 2018년 자동차업계 주요 뉴스를 전망해봤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각종 경제연구소 및 단체들은 내년 자동차업계에 대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들이 바라보는 시각은 하나같이 '긍정적이지 않다'라는 것이다.
국내 업계를 대변하는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내놓은 전망이 대표적이다. 지난 21일 자동차산업협회는 '2018년 우리나라 자동차산업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하며, 내년 내수 시장 규모를 182만대로 예상했다.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중소형 경유승용차 배출가스 기준 강화 대응을 위한 차량 가격 상승, 노후경유차 폐차 지원 정책의 기저효과 등을 내수 부진의 이유로 꼽았다.
수출은 올해 대비 1.5% 감소한 257만대에 그칠 것이라 내다봤다. 신차 출시 및 해외시장 마케팅 강화, FTA 효과 등에도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경제불안 가능성, 세계 자동차시장 성장률 둔화, 원화 강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 등이 수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분석했다. -
최근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전망도 이와 흡사하다. 연구소는 내년 자동차 시장 성장률을 역대 최저치인 1.2%로 내다봤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신흥국에서 성장세를 보이겠지만 중국과 미국의 판매량이 올해보다 감소해, 전체적인 성장률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포스코경영연구원(POSRI)은 내년 자동차 내수 판매가 올해 대비 2.9% 증가한 166만5000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출 부담과 금리인상 우려 등에 따른 구매력 위축으로 제한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년 수출은 276만대로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등 글로벌 수요정체와 보호무역 강화, 사드 갈등 등의 대외여건 불안으로 본격적인 회복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가운데 현대·기아차 등 일부 제조사들이 해결하지 못한 노사갈등은 여전히 리스크로 남아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19일 울산공장에서 열린 39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창립 이후 처음으로 임단협이 해를 넘기는 사태를 막기 위해 노사 모두 한걸음씩 양보한 결과다.
하지만 3일 후 진행된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반대표가 50% 이상 나오며 원점으로 돌아갔다. 결국 임단협은 내년으로 넘어가게 됐으며, 이는 판매 회복을 꾀하는 현대차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한해 철수설에 시달린 한국지엠 역시 임단협을 내년으로 넘겨, 파업 리스크가 남아있다.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 21일 임금 교섭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내년 1월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통보한 상태다. -
국내 완성차 제조사들이 리스크를 키워 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수입차 시장의 판매 성장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디젤게이트로 인증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판매정지 조치를 받은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본격적인 판매 재개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해당 브랜드의 부재로 반사이익을 봤던 타 경쟁사들 역시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신차 출시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고객들의 선택 폭도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바겐코리아는 내년 1월 신차 마케팅 활동을 통해 활동 재개에 나설 계획이다. 고객 수요가 높은 티구안을 비롯해 파사트, 아테온 등 3개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올해 뉴 R8 V10 플러스 쿠페로 판매 재개에 나선 아우디는 아직 신차 라인업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지만, 판매 중지 전까지 판매량 1등 공신이었던 A6 등 주력 모델 출시가 기대되고 있다.
단,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인증 논란이 최근까지 지속되면서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향후 수입차 시장의 판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지속됐던 수입차 시장에서의 디젤 하락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 1~11월 누적 기준 수입 디젤차 비중은 47.4%로 전년 대비 17.4% 감소한 바 있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 모델의 성장이 지속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46.4% 성장해 10% 점유율 달성을 눈앞에 둔 하이브리드 모델의 상승세가 내년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엔화 약세 기조에 일본차들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오후 1시32분 기준 엔화 환율은 949.80원이다. 지난 9월 말 이후 지속된 엔화 약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2015년에도 엔화 약세 상황에서 일본 수입차 브랜드들이 경쟁력을 갖춘 가격 정책을 앞세워 판매량 증대에 성공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수입차 시장의 대표 일본 브랜드인 토요타, 렉서스, 닛산, 혼다 등이 내년 신차 라인업에 가격경쟁력을 더해 시장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