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고 실외주차 땐 와이퍼 세워야… 뜨거운 물 붓기 도움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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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차량 블랙박스가 배터리 성능을 급격하게 떨어뜨리는 것으로 실험 결과 확인됐다.
교통안전공단은 지난 27·28일 이틀간 경기 화성시 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진행한 '겨울철 자동차 관리방법 실험' 결과를 31일 내놨다.
실험실은 온도를 영하 18도(℃)로 설정했다.
먼저 4년간 사용한 배터리를 가지고 성능저하를 측정한 결과 12시간 주차 후 배터리 성능은 낮아졌지만, 시동은 걸렸다.
그러나 같은 조건에서 블랙박스를 단 차량은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블랙박스가 배터리 소모를 가속한 것이다. 이번 측정에서 블랙박스를 달고 상온에 주차한 차량의 배터리 잔량은 12.53볼트(V)였다. 실험 후 배터리는 1.8V로 성능이 85.6%나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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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개발원이 발표한 2014~2016년 배터리 충전 긴급출동 건수를 봐도 12월이 13.4%(92만8000건)로 가장 많고 1월이 12.6%(87만5000건)로 뒤를 이었다.
류기현 공단 친환경연구처장은 "겨울철 낮은 기온에서 블랙박스 등 상시전원이 필요한 외부장치 사용은 배터리 성능을 급격히 떨어뜨린다"며 "겨울철에는 배터리 교체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말했다.
눈이 올 때는 와이퍼를 세워두어야 와이퍼가 앞 유리에 얼어붙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공단이 실험실에서 분무기를 이용해 약 20초간 물을 뿌린 후 10분이 지나자 와이퍼가 앞 유리에 얼어붙었다.
와이퍼가 얼어 앞 유리에 낀 서리를 제거할 수 없었다. 힘을 줘 와이퍼를 떼어내는 과정에서는 와이퍼가 손상돼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아침 출근길에 차량 앞 유리에 낀 서리를 제거하려고 뜨거운 물을 붓는 것도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뜨거운 물을 부어도 1분쯤 지나 유리창이 다시 얼면서 시야 확보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류 처장은 "서리를 제거하려면 유리창 열선과 히터, 와이퍼를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며 "뜨거운 물은 자칫 유리창이 깨질 위험도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