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평균 1288억, 연매출 '100조' 돌파 거뜬'슈퍼사이클' 영향… "실적 고공행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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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도체 산업이 지난해 47조원을 벌어들이며 연간 영업이익 '50조'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19조1267억원)의 2.5배 수준으로 반도체만 팔아서 하루에 1288억원을 남겼다는 뜻이다. 연 매출은 103조원이 예상된다. 역대 최고 기록이다.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오는 31일과 25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양사의 반도체사업은 지난해 3분기까지 각각 24조3000억원, 9조255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같은 기간 매출은 53조1500억원, 21조819억원을 기록했다.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4분기 역대 최대 규모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결과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66조원, 영업이익 15억1000억원을 거뒀다고 잠정 공시했다. 사업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DS부문은 매출 2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중반대가 유력하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매출 8조9000억원, 영업이익 4조3000억원이 예상된다.영업이익률은 40% 후반대가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률 50%, SK하이닉스는 46%를 기록한 바 있다. 반도체 평균거래가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영업이익률 50% 달성도 무난하다는게 전반적인 평가다.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이 5~6% 수준인 것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수치다.4차 산업혁명이 촉발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증이 원인이다. 양사의 주력 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는 기업용 서버, 데이터센터, 모바일, PC 등의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실제 D램익스체인지가 발표한 지난해 말 기준 고정거래가 동향을 보면 D램(DDR4_4Gb 512Mx8 2133MHz)과 낸드플래시(128Gb 16Gx8 MLC)의 평균판매가는 1년새 85%, 33% 올랐다. 폭발적인 수요가 가격 상승을 부추긴 셈이다.다만 모건스탠리, JP모건, 가트너 등 글로벌 업체들은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메모리반도체 상승세가 잦아들면서 실적 고공행진이 꺾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설비 투자로 인한 공급 초과 상태가 나타나면서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서버용 및 고사양 모바일 제품 수요 확대는 여전하겠지만, 공정 수율 개선에 따른 공급 확대가 수요를 넘어설 수 있단 분석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선두업체들과 함께 중국업체들의 D램 공급이 확대될 경우 생산량을 대폭 늘어날 수 있다.하지만 국내 업계의 판단은 다르다. 공급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요가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공급 제한 상황이 계속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신기술, 공장 증설만으로 공급이 제한된다는 주장은 섣부른 예측이라 경계했다. 증권가에서는 양사의 실적 고공행진이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반기의 경우 지난해와 같은 초호황을 기대하긴 힘들지만 견조한 성적이 무리없다는 분석이 우세한 상태다.남대종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있지만 D램을 중심으로 평균판매단가 증가율이 기존 예상을 웃돌고 있어 견조한 실적이 기대된다"고 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요세는 계속되는데 반해 공급제약은 심화되고 있다"며 "올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타이트한 수급이 지속될 전망"이라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