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기사간담회서 '사업방향-전략' 밝혀"삼성 갤럭시S9 '플랫폼화' 잘됐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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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스페인)=윤진우 기자]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부사장)이 26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취임 후 첫 번째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의 사업 방향과 전략을 공유했다. 특히 황 부사장은 시종일관 자신있는 목소리로 눈길을 끌었다.황정환 부사장은 이번 'MWC(Mobile World Congress)'에 신제품이 출시되지 않은 이유와 관련해 "신모델 출시에 대해서는 꼭 경쟁사를 따라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최근 2년 간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MWC에서 공개했다. 하지만 올해는 LG G7을 공개하지 않았다. 때문에 업계를 중심으로 "G시리즈와 V시리즈를 통합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그는 "조만간 올해 프리미엄 신모델을 소개할 자리가 있을 것 같다. 상반기를 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신제품은) 오래 전부터 기획해 준비됐다. 전략을 어떻게 가져갈지는 내부에서 여러 의견을 모으고 있다. 당분간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사실상 G시리즈와 V시리즈를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황 부사장은 11분기 연속 적자의 배경으로 무리한 혁신 경쟁을 꼽았다. 그는 "TV나 모바일이나 어떤 사업이건 사업의 기본이 되는 본질은 같은데 모바일은 혁신을 중요시하는 IT제품이라는 생각으로 본질을 놓치게 됐다"며 "그러다 보니 우리가 원하던 방향으로 사업이 움직이지 않았다. 전체적인 사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본질적인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해 장기적인 변화를 이끌어가겠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조성진 부회장을 포함해) 많은 분들이 사업에 대해 조급한 마음 갖지 말고 근본적인 개선해달라고 주문하셨다"며 "LG 스마트폰을 안심하고 오래쓸 수 있게 하겠다. 오래 쓸 수 있는, 한번 출시하면 제품의 기본적인 요소는 유지하면서 변화를 주는 전략을 가져갈 계획"이라 설명했다.실제 MC사업본부는 황 부사장 취임 이후 모듈화 및 플랫폼화에 집중하고 있다. 모듈화는 여러 모델에서 함께 쓸 수 있는 공용 부품의 비중을 높이는 것을, 플랫폼화는 표준 모델을 통합한 뒤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신제품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제조 공정에서 모듈화 및 플랫폼화가 갖춰지면 제품을 개발하는 비용과 생산성이 크게 향상돼 가격 및 제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황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9에 대해 "경쟁사도 앞에서 보니까 똑같다. 그러나 나는 잘했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상당부분 수율이 올라왔을 텐데 그걸 바꾸면 수익이 떨어지게 된다"며 "갤럭시S9의 원가도 많이 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화가 우리 회사뿐만이 아니라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한편 그는 간담회 내내 '본질' '고객' '신뢰'를 수 차례 언급하는 등 안심하고 오래쓸 수 있는 스마트폰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LG폰 이만큼 좋아졌으니 써주세요' 그렇게 광고하는데 집중하기 보다 로우티어 제품부터 프리미엄 제품까지 기본적인 품질을 개선하는데 노력하겠다"며 "고객이 쓴소리 했을 때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LG폰을 남들에게 자랑할 수 있게 잘 만들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