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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정보통신, 법률·행정, 문화·예술 분야 전문가와 관리자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핵심 인력을 제대로 양성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파이터치연구원은 8일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핵심인력 현황 및 개선방향:새로운 분석지표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인력인 '비반복적 인지 노동자'의 비중이 전체 근로자의 21.6% 수준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42.2%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는 비반복적 육체 노동자(22.5%)와 반복적 인지 노동자(30.8%), 반복적 육체 노동자(25.1%)의 비중은 OECD 평균(17.6%, 23.7%, 16.5%) 보다 높았다.
비반복적 인지 노동자는 기업 CEO(최고책임자), 정부기관 부서장, 연구·전력공급·영업부서·여행업체 관리자, 생명과학 연구원,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자, 데이터베이스 개발자, 환경공학 기술자, 항공기 조종사, 도시계획 설계가, 의사, 물리 치료사, 사회복지사, 교수, 컴퓨터 강사, 판사, 검사, 금융상품 개발 전문가, 방송작가, 디자이너, 배우, 화가 등을 말한다.
반복적 노동자에는 경리사무원, 단순자료 입력원, 은행출납·보험청구·법무 사무원, 통계자료 집계원, 예약·발권 사무원, 낙농업자, 벌목원, 어패류 양식원, 정육원, 도축원, 재단사, 가죽의복 제조원, 간판 제작 설치원, 용접원, 주조원, 자동차정비원, 공업기계설치원, PC 수리원, 철근절단공, 도배공, 인터넷 서비스 설치원, 배관공, 방역원, 영차 기관사, 택배원, 환경미화원, 재활용품 수거원, 주방보조원, 주유원, 가스점검원 등이 해당한다.
헤어디자이너, 간병인, 승무원, 관광안내원, 음식점 종업원, 자동차 영업사원, 백화점 판매원, 매장 캐셔, 휴대전화 판매원, 텔레마케터, 경찰관, 소방관, 보안요원 등은 비반복적 육체 노동자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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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OECD 회원국의 4차 산업혁명 핵심인력은 평균 5.8% 증가했지만, 우리나라는 0.5%로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고 파이터치연구원은 꼬집었다.
연구를 진행한 파이터치연구원 유한나 연구원은 "OECD 국가들은 그동안 4차 산업혁명 핵심인력 양성을 꾸준히 준비해 왔지만 우리나라는 소홀했다"며 "4차 혁명시대 핵심인력 부족의 주요 원인은 정보통신, 과학, 법률·행정 분야 전문가와 정보통신, 문화·예술 분야의 관리자 부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보통신 분야의 경우에는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전문가 부족이 심각했다. 하드웨어 전문가 부족률은 1.6%인 것에 비해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가 부족률은 3.6%(소프트웨어 개발 3.6%, 웹 전문가 3.5%)나 됐다.
유 연구원은 "과중한 업무량, 잦은 야근,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 등 소프트웨어 분야 전문가와 관리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에 젊은 인재들이 소프트웨어 산업을 기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공학 전공 박사들의 해외 유출도 문제로 지적했다. 2012년 기준 과학 전공 박사들의 해외유출 비중은 31.4%, 공학은 31.1%로, 예술(11.4%)·인문학(20.1%)·교육(22.1%) 등 다른 분야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였다.
유 연구원은 "4차혁명 시대를 위한 핵심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부터 소프트웨어 과목을 단독 교과로 편성해 집중적이고 연계성 있는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근로계약서 표준화와 관리감독 강화를 통한 소프트웨어 분야 근로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며 "해외 기관과의 연구협력을 통해 과학·공학 박사들이 국내에서도 능력을 발휘할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 "정보통신 분야 관리자 육성을 위한 관련 전문기관들의 교육프로그램을 정비해야 한다"며 "문화·예술 분야 전문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편중돼 있는 예산을 문화·예술 분야 관리자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재편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