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에 이개호 의원 등 거론, 김영춘 해수부 장관 불출마와 대비
  • ▲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연합뉴스
    ▲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연합뉴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전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려고 옷을 벗으면서 문재인 정부의 농정 홀대론이 다시 한번 거론되고 있다.

    김 장관은 1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기자실을 찾아 "오늘 아침 사직원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전남지사에 도전장을 던질 예정이다. 15일 이임식 후 더불어민주당 도지사 경선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장관 등 정무직 공무원이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공직선거법 제53조1항1호에 따라 선거 90일 전까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사퇴시한은 오는 15일까지다.

    김 장관은 "13일 국무회의 후 문 대통령을 뵙고 사직원 제출에 대한 허가를 받았다"며 "앞으로 전남도민을 섬기는 정치인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지난 18·19대 국회에서 전남 해남·완도·진도군을 지역구로 활동했다.

    농식품부는 당분간 김현수 차관 직무대행 체제로 움직인다.

    후임 장관으로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간사를 지낸 같은 당 이개호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전남지사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농식품부 장관 후보로 거론될 때 "여러 상황과 개인적인 계획을 고려할 때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방선거에 나설 구상인 만큼 시한부 장관직에 관심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지방선거 출마 의사를 접은 만큼 김 장관과 처지를 맞바꿀 공산이 크다.

    세평에는 박현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 정학수 전 농수산부 차관, 고형권 현 기재부 1차관의 이름도 들린다.

    김 장관이 8개월여 만에 장관직에서 물러나면서 일각에선 현 정부의 농정 홀대론이 다시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의 초대 내각 얼개가 속속 드러나는 와중에도 유독 농식품부는 장·차관 윤곽이 잡히지 않아 농정이 푸대접받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는 가뭄 피해와 조류 인플루엔자(AI) 재발 등 해결할 농정 현안이 산더미지만, 흔한 낙하산 인사 하마평 중 농식품부 장관에 대한 언급은 찾아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당시 농식품부 한 관계자는 "부처 특성상 새로운 국가적 어젠다를 견인하기는 쉽지 않은 반면 AI 등 골치 아픈 일은 많이 생겨 농식품부 장관 자리는 잘해야 본전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홀대론은 초대 내각을 꾸린 정치인 출신 장관 중 특히 '해양강국'을 천명했던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최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농정이 비교 대상에 올라 더 거세지는 분위기다. "해양수산 쪽은 장관 공백이 생겨선 안 되고 농정은 상관없다는 얘기냐"는 말들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