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 現 경영진 힘 실어주는 보고서 내놔국내 의결권자문 “집중된 권력 분산 필요”
  • ▲ 왼쪽부터 KB금융, 하나금융지주 본점 전경.ⓒ뉴데일리
    ▲ 왼쪽부터 KB금융, 하나금융지주 본점 전경.ⓒ뉴데일리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오는 23일, 같은 날 주주총회를 연다.

    두 회사는 최근 검찰의 채용비리 수사와 함께 노사 갈등이 가장 극심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때문에 현 경영진에 대한 투심이 어떻게 작용할 지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일단 주총에 앞서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구는 엇갈린 보고서를 내놓았다. 따라서 투자자의 속내는 주총장에서 확인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의결권 자문기구인 ISS는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의 3연임과 관련해 찬성을 권고했다.

    ISS는 아이카이스트 부실대출, 채용비리 등 여러 논란에 휩싸여 있지만 하나금융 실적이 개선되는 등 주주가치 기여를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2조원 이상의 실적을 기록하는 등 지주회사 전환 이후 실적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하루 전 ISS는 KB금융지주의 손도 들어준 바 있다.

    ISS는 국민은행 노동조합이 제출한 주총 안건 3개 중 2건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하며 현 경영진의 손을 들어줬다.

    ISS가 반대 권고를 한 안건은 낙하산 인사 방지를 위한 이사선임 자격 제한과 노조가 추천한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 등이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사외이사만으로 구성하자는 정관변경안은 찬성했다.

    KB금융 역시 윤종규 회장 취임 이후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는 등 성과가 뚜렷한 만큼 경영진에 대한 신뢰가 두터운 탓이다.

    하나금융지주의 지분 중 외국인 보유량은 73.51%, KB금융은 약 70%에 달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ISS의 권고안에 따라 투표를 행사할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국내 의결권자문기구는 ISS와 다른 보고서를 내 결과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서스틴베스트는 김정태 회장이 주주가치를 훼손한 행위에 연루된 것으로 판단해 재선임에 반대를 권고했다. 반대 이유는 회추위 구성원인 사외이사 다수가 김정태 회장으로부터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입장을 내놨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도 “김정태 회장은 채용 및 인사 비리에 대한 직간접적인 최종 의사결정자로 재선임에 반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반면 두 자문기구는 KB금융지주가 제안한 노조 안건에 대해 찬성표를 던지며 경영진보다 노조 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분위기다.

    국내 의결권자문기구가 이 같은 행동을 보이는 이유는 정부 의지와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다.

    금융당국은 채용비리와 연루된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에 대해 고강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실적 개선이 이뤄진 건 투자로 거둔 실적보다 대출영업으로 인한 예대마진으로 이자 장사를 잘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KB금융, 하나금융지주 모두 2대 주주는 국민연금으로 현 경영진을 견제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