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슈퍼 스페인 ‘라 에스빠뇰라’ 990원(500ml)판매, 롯데마트 독일 ‘펠트슐로센(500ml)’ 8캔 1만원
  • ▲ 라 에스빠뇰라 박스. ⓒ롯데쇼핑
    ▲ 라 에스빠뇰라 박스. ⓒ롯데쇼핑


    저성장, 저소득, 고물가의 ‘삼중고(三重苦) 시대’에 맥주 시장도 ‘가성비 갑(가격대비 성능이 좋은) 맥주’가 뜨고 있다.

    일본의 장기 불황 시기인 1995년에 맥아 비율을 줄여 맥주보다 세금을 낮게 만들어서 가격 경쟁력을 높인 발포주가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4월 하이트진로가 ‘필라이트’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26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국내 발포주가 출시된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22일)까지 관련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의 지난해 5월 국산 맥주 상품군에서 발포주 매출은 7.6%의 구성비를 차지했으나, 8월과 9월엔 16% 가까이로 높아졌다. 올해 3월(1~22일)에는 15.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슈퍼에서도 발포주는 지난해 5월 국산 맥주 매출 중 2% 구성비를 차지하던 것에서 올 3월(1~22일)에는 13.2%로 크게 올랐다.

    이런 발포주의 인기는 국산 맥주 대비 40%가량 저렴한 가격과 맥주 맛에 견주어도 손색없는 맛 등 ’가성비’가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맥주의 경우 출고가에 주세 72%, 교육세 30%, 부가세 10%가 부과되지만, 기타주류로 분류되는 발포주의 경우 주세 30%, 교육세 30%, 부가세 10%가 부과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가 가능하다.

    주류 1병의 출고가를 1000원으로 가정 시 맥주는 2222원이지만, 기타주류인 발포주는 1760원으로, 제조원가 감안 시 발포주가 훨씬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될 수 있는 구조다.

    기존 국산 브랜드 맥주와 맞먹는 수준의 발포주 매출 구성비는 일반 소비자들이 발포주를 맥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리큐르(KGB)를 맥주로 생각하거나, ‘순하리 처음처럼’이 소주로 소비되는 것과 비슷한 현상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4년 롯데마트 전체 맥주 중 27%가량을 차지하던 수입 맥주 매출 비중이 지속 높아지며 최근 절반에 육박(45.4%)하고 있는 것도 이런 ‘가성비’의 여파로 보인다. 수입 맥주가 차별화된 다양한 맛을 무기로 4캔에 1만원, 6캔에 1만원 등 행사를 지속 진행하며, ‘가성비’를 올렸기 때문.

    롯데슈퍼는 이런 ‘가성비’를 찾는 고객 수요를 고려해 28일부터 스페인산 ‘라 에스빠뇰라(500ml·캔)’를 발포주 가격 수준인 990원에 단독으로 선보인다.

    ‘라 에스빠뇰라’는 목 넘김이 부드럽고 청량감 특징인 스페인 맥주이나, 국내에서는 기타주류로 분류되며 알코올 도수는 4.5%다.

    롯데마트도 29일부터 4월 11일까지 독일산 ‘펠트슐로센(500ml·캔)’ 맥주 4종(헤페바이젠·필스너·다크·다크위트)을 8캔에 1만원에 판매하는 기획전을 진행한다.

    정회성 롯데슈퍼 주류MD(상품기획자)는 “가성비가 시대의 트렌드로 떠오르며 가격이 저렴한 발포주와 저가격대의 수입맥주의 인기가 지속 높아지고 있다”며 “날씨가 점점 더워지면서 청량감 있는 주류를 선호하는 트렌드는 지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이들 가성비 갑 맥주들의 인기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