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화 기술에 방점, 직접 테스트 나선 정 부회장아마존 버금가는 최첨단 온라인 센터 구축에 1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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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마존을 꿈 꾸는 신세계그룹의 새로운 혁신이 무인화 기술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신세계가 연구·개발하고 있는 무인화 기술을 직접 테스트하고 챙기면서 업계의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부회장은 최근 공식 석상에서 무인화 기술에 대한 계획을 밝힌데 이어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콘셉트 카트와 셀프 무인 계산대 테스트 사진을 연달아 올리며 무인화 기술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 상생채용박람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인판매 시스템 도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정 부회장은 "현재 무인판매 시스템 도입을 위해 여러 기계를 연구하고 있다"며 "이게 제가 생각하는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방법들을 구상하고 있고 카트에 혁신적인 기능을 집어넣어서 고객들이 쇼핑할 때 진짜 쉽게 할 수 있게끔 콘셉트 카트를 개발하고 있다"며 "한 달 앞으로 깜짝 놀랄 콘셉트 카트가 나올 것"이라며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바로 다음날인 29일 정 부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스마트 카트 '일라이(eli)'를 공개했다.
공개된 '일라이'는 검은색 외관에 손잡이 부분에는 터치 스크린이 달려있다. '일라이'는 고객을 알아서 따라오는 자동 팔로잉, 상품검색 및 길 안내, 할인상품 추천, SSG페이 결제, 주차위치 안내 및 자동복귀 등 혁신적인 무인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일라이' 영상은 'What‘s next'라는 문구와 함께 끝나며 새로운 혁신을 기대하게 했다.
정 부회장은 "스마트 카트 대당 단가가 생각보다 당장 도입은 어렵지만, 시범 운영을 해 본 뒤 한 달 안으로 하남 트레이더스 내 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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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게시글이 올라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 부회장은 이마트 트레이더스 스타필드 하남점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셀프 무인 계산대를 직접 테스트하는 사진을 게재했다. 해당 게시글은 현재 삭제됐다.
이마트 무인 계산대는 소비자가 바코드를 직접 찍어 계산하는 기존 셀프 계산대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것으로 기계가 상품을 빠른 속도로 자동 스캔해 계산하는 방식이다.
정 부회장이 얘기한 '자신의 기준'에 미치는 기술이 신세계그룹의 무인화 기술 수준의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의 기준은 글로벌 무인 쇼핑 선두주자인 '아마존'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8일 채용박람회 현장에서 정 부회장은 1조원을 투자해 아마존과 같은 최첨단 온라인 센터를 건립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센터는 단순 물류센터가 아닌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사업 핵이자 심장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마존의 물류 서비스인 '풀필먼트'와도 비교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 부회장은 "아직 (아마존 풀필먼트 서비스를) 보지 못했다. 기업 영업비밀이기 때문에 보여주지 않는다"며 "어떻게든 몰래라도 가서 보고 싶은데 쉽지 않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대신 아마존 출신 임원진과 물류 전문가들을 통해 어떤 시스템을 갖추고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받았다"며 "그것을 토대로 우리에게 맞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를 비롯해 국내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에 무인 기술 시스템이 시범적으로 도입 됐지만 고객 편의성이나 속도 부분에서는 아쉽다는 평가를 많이 받고 있다"며 "정용진 부회장이 공개한 일라이도 일단은 혁신적이라는 평가지만 실제 고객이 사용했을 때 얼마만큼의 편의성과 빠른 속도를 제공할지가 관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정 부회장의 기준은 이미 국내가 아닌 아마존에 맞춰져 있다"며 "아직 국내 무인화 경쟁이 본격화되지 않은 만큼 신세계가 기술력을 선도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신세계는 다음달 내 이마트 트레이더스 하남점에 '일라이'를 도입해 시범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