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특강, 잡 컨설팅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도 찾는 지원자 드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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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산업 불황이 협력사 채용까지 덮친 모습이다. 현대·기아차가 2일 협력사 채용박람회를 개최했지만, 이날 박람회장 분위기는 썰렁 그 자체였다.

    기자는 금일 열린 채용 박람회를 취재하고자 아침 일찍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을 찾았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박람회장 안에는 인사담당자만이 보였을 뿐 구직자들의 모습은 보기 어려웠다.

    오전 10시가 넘어가자 지원자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 중에는 적지않은 고등학생들도 있었다. 고등학생들이 채용 박람회를 찾은 까닭이 궁금해 이들 중 한명에게 방문 이유를 물었다.

    서울자동차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라는 이 학생은 "오늘 3학년 전체 90명이 채용 박람회를 찾았다"며 "학교 졸업 후 취업을 하는 친구도 있고, 대학교를 가려는 친구도 있다. 다들 분위기를 한번 보려고 찾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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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람회장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자 잡(JOB) 컨설팅, 컬러이미지 컨설팅, 스트레스 검사, 캐리커쳐, 사진 촬영 등 취업 팁을 알려주는 다양한 부스가 눈에 띄었다.

    문득 잡 컨설팅에서 알려주는 팁이 궁금해졌다. 이 부스에서 취업자들에게 노하우를 알려준다는 커리어넷 김하늘 사원은 "이력서나 자기소개서 작성에 대한 팁을 알려준다"며 "일부 지원자들은 진로의 방향성조차 찾지 못하고 이 곳을 찾는 경우가 있다. 그럴 경우 정말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려 한다"고 말했다.

    컬러이미지 컨설팅 부스에서 상담하는 직원은 "이 곳을 찾는 지원자들에게 어떠한 색상이 본인을 부각시킬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후 1시가 넘어가자 박람회를 찾는 발길이 크게 줄었다. 오후에 박람회장을 찾은 한 지원자는 "인터넷을 통해 채용 박람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이전에 반도체 채용박람회장도 갔었는데 그곳 분위기는 여기와 매우 달랐다. 부스 곳곳마다 줄이 엄청 길었는데 이곳은 비어있는 부스가 많아 적잖이 당황했다"고 말했다.

    이 지원자는 채용 박람회가 실제 채용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어, 찾는 이가 적은거 같다고도 말했다. 그는 "여러 채용 박람회를 다녀봤지만 실제 채용되는 경우는 찾기 힘들다"며 "나 역시 면접경험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이 곳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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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실제 지원자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인사 담당자를 만났다. 플라스틱 내외장재 제조업체인 프라코에 근무하는 이재창 경영지원팀 대리는 "매년 협력사 취업 박람회에 참가하고 있다"며 "7년동안 박람회를 통해 20여명이 취업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는 홍보가 잘 안된거 같다"면서 "지난해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지원자들이 계속 찾았는데, 오늘은 지금까지 지원자가 3명 뿐이다"고 하소연했다.

    이 대리는 회사 소재지가 경기도 화성이라 좋은 인재를 찾기 어렵다는 답답함도 털어놨다. 그는 "회사가 기숙사 지원도 하고 연봉도 나쁘지 않은데 지원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며 "그나마 유료광고(배너)를 하면 괜찮은 편이지만, 일반광고로 지원하는 사람은 정말 적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회사는 취업 게시판에 4년 대졸 기준 초봉을 3800만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고 곳곳 부스에 있는 지원자들이 얼마인지 알아봤다. 현대차는 이날 자료를 통해 올해 채용 박람회에 참가한 업체가 281개에 달한다 밝혔다. 기자가 직접 부스를 돌아다니며 알아본 결과 채용 면접이 이뤄지고 있는 곳은 50곳이 채 안됐다.

    박람회장 내부에서는 취업 특강도 진행되고 있었지만, 이곳 역시 참여율이 저조했다. 오후 1시30분부터 '면접을 부탁해'라는 특강이 열렸는데, 100여개의 좌석에 10여명만이 착석해 강의를 듣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