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회장 "실사 만족하기 전에는 일시자금 지원 없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2일 한국GM에 대한 단기자금 지원 방안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방한 중인 배리 앵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단기 자금 지원을 요청한데 대한 거부의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와 STX조선해양의 구조조정도 원칙대로 처리한 만큼 오는 20일까지 노사 합의한 자구안을 제출하지 않으면 뉴머니(NEW MONEY), 신규자금을 지원받을 수 없다.  


◇ 이전가격·이자비용 원가자료 두고 '샅바싸움'

이동걸 회장은 이날 한국GM의 희망퇴직 자금 중 일부를 산은이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그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지금껏 산업은행은 실사가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진행돼야 일시자금 지원책인 브리지론을 지원한다는 입장이었다. 

이달 중간 실사보고서를 받아보고 윤곽이 드러났다고 판단될 때 대출을 진행해주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한국GM의 실사를 둘러싼 '샅바싸움'은 현재진행형이다. 

산업은행은 20일까지는 실사를 마친다는 계획이지만 GM은 한국GM 부실 의혹으로 꼽히는 이전가격, 이자비용 등이 포함한 원가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2일 한국GM에 대한 단기자금 지원 방안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 뉴데일리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2일 한국GM에 대한 단기자금 지원 방안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 뉴데일리


    • 이동걸 산은 회장은 "실사가 많이 진전됐다"면서도 "이달말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실제 내달 초나 돼야 종료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GM으로부터) 자료가 들어오고 있는데 얼마나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들어오느냐에 따라 (완료 시점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노사 간 협상에는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밝혔다. 

    이 회장은 "배리 앵글 사장이나, 한국GM 노조를 당분간 만날 계획이 없다"면서 "임단협은 한국GM 사측과 노조가 해결할 문제로 우리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 늦어지는 노사합의, 남은 시간은 일주일

    문제는 한국GM의 노사 간 교섭이 교착상태에 빠졌다는 데 있다.  

    당초 한국GM노사는 이날 임단협 제 8차 교섭을 예정했으나 교섭장소와 CCTV 설치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다 회의가 무산됐다. 

    지금껏 교섭은 부평 본사 회의장에서 진행됐으나 지난 5일 일부 노조원이 성과급 지급 보류에 항의해 사장 집무실을 무단 점거하자 사측은 안전 보장의 이유로 CCTV 설치를 요구했다. 

    노사가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한국GM이 부도 등 파국으로 치닫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당장 이달에만 차입금을 제외하고도 한국GM에 필요한 자금은 1조원이 넘는다.  

    한국GM의 신차배정도 늦어지고 있다. 노사갈등으로 경영정상화 과정이 지연되면서 GM본사의 신차발표에서 한국GM은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당초 GM은 신차배정의 전제조건으로 한국GM 노사가 2월말까지 임단협 합의를 요구한 바 있다. 

    한국GM은 신차배정에 앞서 정부에 외국인투자지역을 요청한 상태인데 산업부는 자율주행차 등 새로운 기술에 대한 투자계획을 보완할 것을 요구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자율주행차나 미래형 자동차에 대한 신차배정이 이뤄지면 앞으로 5년, 10년을 자동으로 장기적으로 갈 수 있다"면서 "장기투자를 신차의 기술적인 측면에서 더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