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분기부터 3분기 연속 어닝쇼크
  • ▲ 효성 마포 본사.ⓒ뉴데일리
    ▲ 효성 마포 본사.ⓒ뉴데일리


효성그룹이 오는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회사 분할 안건을 승인한다. 재계에서는 해당 안건 통과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실적 부진이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이 추진 중인 지주회사 전환 작업이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 연내에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효성은 오는 2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효성을 지주회사와 4개의 사업회사로 분할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효성을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효성티앤씨(섬유·무역), 효성중공업(중공업·건설), 효성첨단소재(산업자재), 효성화학(화학) 등으로 분할할 예정이다. 

이번 임시주총에서 가결되면 오는 6월1일 분할이 이뤄지고, 향후 신설되는 분할회사들에 대한 신주 상장 예정일은 7월 13일이다. 지주회사인 ㈜효성은 자회사 지분 관리와 투자를 담당하며, 효성의 국내외 계열사는 사업 연관성에 따라 신설되는 회사가 승계한다. 

지주회사 전환을 앞두고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도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해 안정적인 지분율을 확보했다. 조 회장의 ㈜효성 지분율은 14.59%이다.
이로써 조 회장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총 37.81%로 자사주(5.2%)까지 합치면 약 43%에 달한다.

지난해 2분기부터 3분기 연속 어닝쇼크 기록…주가 하락은 위험요소

다만, 임시 주총에서 회사 분할 안건이 별 탈 없이 통과되더라도 실적 부진으로 인한 주가 하락은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효성은 지난 25일 1분기 영업이익 162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0.2%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3조98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2조8711억원 대비 7.9% 증가했다.  

사업부문별 영업이익은 ▲섬유부문 524억원(-25.2%) ▲산업자재 463억원(-29.5%) ▲화학 232억원(-27.2%) ▲중공업 45억원(-81.5%) ▲건설 260억원(+38.3%) ▲무역外 98억원(-54.2%)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건설 부문을 제외하고는 전 부문에서 감소한 것이다. 

효성의 실적 부진은 지난해 2분기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2323억원을 찍은 이후 2분기 2197억원(-33.6%), 3분기 1708억원(-31.1%), 4분기 1480억원(-31.1%)으로 3분기 연속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주가도 실적에 따라 하향세다. 지난해 6월 17만원대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12만7500원을 기록했다. 
주가 하락을 이유로 많은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경우 효성 입장에서는 자금력에 부담이 된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실적 부진에 따라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뿐만 아니라 회사가 분할되더라도 이전처럼 몇몇 사업들이 잘 되는 사업에 묻혀 가지 못하기 때문에, 개별 사업에도 더욱 신경을 써야한다"고 말했다. 

이번 주총에서 분할계획서가 예정대로 승인되면 효성은 2분기부터 각 사업회사별로 실적을 나눠서 발표하게 된다. 신설 계열사의 경우 시장에서 자체 실적으로만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희비가 갈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효성이 사업부가 많다보니 가치가 부각되지 않은 사업이 많은데, 지주사 전환으로 재평가될 것"이라며 "화학 부문만 보더라도 베트남에 프로판 탈수소화공정(PDH)·폴리프로필렌(PP) 생산 공장이 완공되면 상당한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