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일감 몰아주기 관행 개선 강조한화S&C와 에이치솔루션, 최우선 조치 대상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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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일감몰아주기 논란 해소를 위한 막바지 검토에 들어갔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일감몰아주기 근절을 강조한 만큼, 이번에는 확실한 개선방안이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0일 오전 10시 삼성과 현대차, SK, LG, 한화 등 10대 그룹 전문 경영인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은 일감몰아주기 관행을 기업이 선제적으로 개선해줄 것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일감몰아주기는 공정경제와 혁신성장을 심각하게 저해한다"며 "이를 근절하기 위해 기업들은 조사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우회적인 방법을 사용하기 보다는 선제적인 개선책을 마련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취임 직후부터 일감몰아주기, 순환출자 해소 등 재벌개혁을 앞장서서 추진했던 만큼, 이번 간담회에서도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한화는 지난해 시도한 일감몰아주기 해소 시도에 대해 올 초 공정위로부터 '유보' 판단을 받은 터라 부담이 큰 상황이다. 
당초 이날 간담회에서도 한화의 지배구조 개선안이 전달되는 등 관련 얘기가 오갈 것으로 관측됐지만, 김 위원장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이달 말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간담회에서는 개선안에 대한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며 "이달 말 개선안을 발표하겠다는 일정은 변함없다"고 설명했다 

공정위가 일감몰아주기 의혹으로 들여다 보고 있는 곳은 한화S&C와 에이치솔루션이다. 한화S&C는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100% 지분을 보유한 IT서비스 업체다. 2016년 기준 전체 매출의 67.56%에 달하는 내부거래 비중으로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총수일가가 사익을 편취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한화는 지난해 한화S&C를 물적분할하면서 분리된 IT서비스 사업법인 한화S&C의 지분 45%를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이로써 존속법인 에이치솔루션이 신설법인 한화S&C의 지분을 56.4% 보유하고, 에이치솔루션을 김 회장의 세 아들이 지배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전환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 같은 조치에 대해 '판단 유보'라는 입장을 밝혔다. 계열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배하는 방식으로 총수일가가 직접 지분을 소유한 계열사만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으로 삼는 현행 공정거래법을 편법적으로 회피했다는 판단이다. 

이에 한화는 일감몰아주기 해소방안을 고심해 왔다. 재계에서는 방안으로 한화S&C 상장, 한화 S&C 추가매각, (주)한화와 에이치솔루션 합병, 그룹 내 계열사와의 합병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주)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의 합병은 자본 차이가 큰 관계로, 채택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에서는 한화 S&C 추가매각을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여러가지 방안이 있고, 회사에서 어떤 방법을 선택할 지가 중요하다"며 "지분 매각이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의혹에서 벗어날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선안 관련 아직 어떻게 하겠다고 정해진 것은 없다"며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