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 워터본드·국내 공기업 최초 그린본드 발행 주목
-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3억 달러(한화 3200여억원) 규모의 '워터본드'(해외채권) 발행에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국내기업의 첫 해외채권 발행 성과로, 남북 긴장 완화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 효과를 엿볼 수 있어 주목된다.
수공에 따르면 이번 워터본드 발행에 총 161개 기관에서 18억 달러(한화 1조9000여억원) 이상의 투자 주문이 들어왔다. 이는 발행 목표의 6배에 달하는 규모다. 수공은 최종적으로 3억 달러의 달러화 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미국 금리 인상과 미·중 무역 분쟁 등으로 말미암아 세계 금융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도 투자 주문이 발행 목표액을 크게 웃돌면서 애초 수공이 제시한 금리보다 0.25% 낮은 3.875%로 최종 금리가 결정됐다.
수공은 남북 정상회담 이후 국내 기업이 처음 발행한 해외채권으로, 남북 긴장 완화가 투자심리 개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아시아 최초의 워터본드 발행이자 금융 공기업을 제외하면 국내 공기업 중 최초의 그린본드 발행이란 점도 투자에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판단이다.
워터본드는 물 관련 투자에만 사용할 수 있는 특수목적 채권이다. 친환경 프로젝트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려고 발행하는 그린본드(녹색채권)의 하나다. 그린본드 발행에는 국제공인기관의 적격성 검증 등 일반채권보다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수공은 이번 채권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을 물 부족지역 용수공급과 낡은 수도관 개량, 청정에너지 개발 등에 사용할 방침이다.
이학수 사장은 "워터본드 발행은 수공이 본연의 업무인 물 관리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세계 금융시장에서 수공의 신용도를 인정받은 것으로 생각하며 앞으로 투자자 신뢰에 기대에 보답할 수 있게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