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제도 통합 TFT 출범, 9월말 목표로 협의 진행노사갈등 씻고 진정한 화학적 통합 이뤄낼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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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B하나은행 노사가 통합의 마지막 단추를 끼우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오는 9월 은행 통합 3주년을 앞두고 단일 된 인사제도를 마련하고자 노사가 마음을 모은 가운데 제도 통합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KEB하나은행 노사는 최근 인사제도 통합 TFT를 꾸리고 실무회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 갈등 해소 및 진정한 원뱅크(One Bank) 실현을 위한 KEB하나은행 노사 공동 태스크포스팀을 출범하고 영업문화 개선, 근무시간 정상화 등 총 3개의 TFT를 운영 중이다.

KEB하나은행의 인사제도 통합에 대한 관전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로 꼽을 수 있다.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직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급여‧복지 수준, 통합 3주년 내 인사제도 완성, 노사 관계 정상화 등으로 압축된다.

◆ KEB하나은행, 급여는 '외환' 복지는 '하나' 수준 맞출까  

KEB하나은행은 지난 2015년 9월 옛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을 합쳐 통합은행을 출범했다.

하지만 2년이 훌쩍 흐른 지금까지 하나의 인사제도를 만들지 못해 직원들의 출신 은행에 따라 제도를 각각 달리 적용 중이다.

통합은행 핵심으로 꼽히는 인사제도가 이원화돼있다 보니 물리적 통합은 성공했으나 화학적 통합은 이루지 못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옛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임금 테이블이 달라 직원 간 연봉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데, 통합은행 출범 이후에도 이 같은 문제가 해소되지 않아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옛 하나은행 노조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관리자 연봉은 약 1억3500만원 선으로 비슷하게 책정됐다.

하지만 행원의 경우 외환은행 직원 연봉은 7500만원을 웃돈 반면, 하나은행 직원들은 7000만원 선에 머물러 있다.

같은 직급이라고 가정할 경우 하나은행 직원들보다 외환은행 직원들의 연봉이 훨씬 높게 책정돼있는 셈이다.

반면, 두 은행의 복지제도를 살펴보면 경조금 지급 대상 폭의 경우 하나은행이 외환은행보다 넓고, 의료비 지원 한도 역시 하나은행이 좀 더 나은 편이다.

이처럼 급여는 외환은행, 복지 수준은 하나은행에 맞춰야 직원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이 가장 크지만 임금 인상과 복지제도 개선에 따른 비용 측면을 무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 KEB 하나은행 노조 관계자는 "인사·복지·급여 제도를 통일하면서 더 좋은 쪽으로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다만 일방적인 주장보다는 다른 은행 수준도 함께 고려해 최대한 직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합의안을 도출하겠다"고 설명했다.

◆9월까지 인사제도 통합안 마련, 5개월 만에 성공할지 관심 

KEB하나은행 노사는 진정한 원뱅크(One Bank) 실현을 위한 공동TFT를 출범하며 인사제도 통합안 마련 목표 시기를 9월 말로 잡았다.

오는 9월 1일 통합 3주년을 앞두고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되지만, 일각에서는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도 표하고 있다.

실제로 KEB하나은행 노사가 인사제도 통합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9월 옛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노조가 통합 후 인사제도 단일화를 위해 사측과 의견을 교환했지만, 그해 말 선거로 노조 집행부가 교체되며 안건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문제는 두 은행 간 연봉 테이블이 다르고 복지 수준이나 승진 체계가 매우 달라 이를 통합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데, 새로 출범한 노조와 사측이 대립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하다 보니 주요 사안들은 뒤로 밀리게 됐다.

KEB하나은행 통합 노조 출범 이후 1년의 세월이 훌쩍 지났지만 직원들에게 가장 중요한 인사제도 통합은 논의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다 보니 행원들의 불만도 점점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KEB하나은행 노사가 긴 시간을 허비한 만큼 직원들을 위해서라도 힘을 합쳐 신속히 제도 통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노조 역시 승진과 임금 인상 등 직원들이 실질적으로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최대한 고려하고, 제도 내실화에 초점을 맞춰 통합안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 ▲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 하나금융지주
    ▲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 하나금융지주

    ◆KEB하나은행, 노사갈등 씻고 진정한 원뱅크로 거듭나나

  • 최근 금융사 CEO의 제왕적 지위, 채용비리 문제 등으로 금융권 노사갈등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KEB하나은행 노조 역시 김정태 회장 재연임 반대, 채용비리 등을 두고 사측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면서 갈등이 심했던 곳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이번 인사제도 통합을 위한 노사 TF를 출범하면서 노조가 사측과 조금이나마 갈등을 봉합하고 손발을 맞춰나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조금씩 싹트고 있다.

    김정태 회장 역시 재연임 성공 이후 워라밸 문화 조성, 근무 시간 단축, 어린이집 건립 등 직원들의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회장은 3기 경영 체제에서 '휴머니티'를 강조하며 직원들의 업무 만족감을 최대한 끌어 올리고 지금보다 발전된 하나금융을 만들어나가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실천 중이다.

    노조 역시 사측과 계속해서 대립하기보다는 노조 본연의 역할에 좀 더 충실히 하는 쪽으로 방향을 다잡은 분위기다.

    김정태 회장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며 충분히 목소리를 냈고, 현재 사법기관에서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앞으로의 결과에 따라 움직이면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노조 관계자는 "경영진 교체도 중요하지만 직원들을 위해 승진이나 임금 인상 등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도 노조가 해야 할 일"이라며 "금융적폐 청산이라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고 노조의 역할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