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현대경제연구원 "반도체·수출 ↓ 뚜렷이 둔화"
김동연 "나쁜 흐름 아냐…여러 내용, 메시지 혼재"
김동연 "나쁜 흐름 아냐…여러 내용, 메시지 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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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를 둘러싸고 정부 안팎에서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줄곧 경기회복세 주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민간경제연구소에선 경기둔화 국면으로 돌아섰다는 시각이 우세해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LG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성장세가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LG경제연구원은 투자가 지난 1∼2월까지는 어느 정도 버텼지만, 3월부터 뚜렷이 둔화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반도체산업의 경기주도력이 꺾이면서 지난해와 같은 투자 주도의 빠른 성장을 재현하기 힘들다는 것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소비는 완만히 개선되고 있지만, 지난해 투자가 성장동력이 된 것만큼 성장을 뒷받침하지 못할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기선행지수의 추세가 모두 2개월 이상 꺾였고, 3월 제조업 생산지표가 안 좋은 데다 4월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한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3개월 연속 취업자 수가 10만명대가 나온 점도 지금 국면이 경기회복국면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경기가 회복국면이라면 3개월 연속 취업자 수가 20만명대를 하회하기 어렵다는 것이 연구원의 주장이다.
외국계 투자은행(IB)도 이같은 민간경제연구소의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경제의 성장 신호로 해석하는 자체 집계 월별 지수인 경제활동지수가 3월 3.6%에서 4월 2.5%로 하락했고, 경기선행지수 역시 지난 2개월간 내림세로 경기지표가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정부 '회복 흐름' 고수…"경기 침체 판단 성급"
반면, 정부는 전반적으로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을 고수하고 있다. 1~2월 높은 기저효과등으로 광공업생산과 투자가 조정을 받는 모습이지만, 흐름상으로는 회복세가 지속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3월 전산업생산과 설비투자지수가 전월대비 각각 1.2%와 7.8% 감소했고 4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5%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실물경기지표들도 조정받는 모습이지만, 정부는 "특정 월별 지표로 경기침체를 판단하는 건 성급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17일 김동연 부총리는 김광두 부의장이 제기한 경기침체론에 대해 "수출은 3∼4월 사상 최초로 500억 달러 이상이었고 산업생산도 광공업 빼고 나쁜 흐름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지금 경기에 대해 여러 내용, 메시지가 혼재된 상황으로 경기 흐름이 꺾일지 올라갈지 중요한 전기가 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부의장이 "경제를 볼 때는 현상과 구조를 동시에 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재반박에 나서면서 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는지를 두고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한은 금리동결 유력…하반기에 인상 가능성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일단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금리인상에 나서기엔 국내외 사정이 받쳐주지 않는 상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24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한다. 20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가 금리를 현재와 같은 연 1.50%로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7일 임지원 금통위원 취임식에서 "대내외 여건이 만만치 않아서 앞으로 경제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며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와 미중 무역갈등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고 일부 취약신흥국 금융불안이 어떻게 진행될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고용상황이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한은 금리인상 예상 시기는 늦춰지고 있으나, 금리인상 압박 요인이 작지 않다는 우려도 있다. 한미 금리역전에 대한 부담과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한 압박으로 자칫하면 등 떠밀려 금리를 올려야 할 상황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총재도 "올릴 때는 올려야 한다"며 하반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