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 부진, 적자판매 위기감이 감산 결정 주된 이유현대제철 외 동국제강 등 기타 제조사들도 철근 감산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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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제철이 올해 2분기 남은 기간 주력 제품인 철근의 생산량을 줄인다. 건설경기 침체와 수요 부진이 겹치며 더 이상 적자 판매를 이어가기 어렵다 판단한 것.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최근 내부적으로 5월과 6월 철근을 감산하기로 결정했다. 감산 여부를 놓고 여러 의견이 나왔지만, 최종적으로 줄이는게 맞다는데 의견을 일치했다. 현대제철은 이번주 내로 감산 규모와 일정 등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이 주력 제품인 철근의 감산을 결정한 배경에는 건설경기의 침체와 이에 따른 수요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감당 수위를 벗어난 적자판매 또한 직접적인 감산 배경으로 지목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택 인허가 실적은 전국 12만 가구로 지난해 1분기 14만1000가구에 비해 15.3% 감소했다. 지난해 분양 물량이 급감하며 올해 공사 물량 또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114 집계 결과 지난해 전국 분양 물량은 32만5509가구로 2015년 51만8758가구, 2016년 45만2301가구에 이어 3년 연속 감소 추세에 있다. 올해 49만7772가구로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근 정부가 밝힌 분양대행업체 자격 기준 제한 방침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최대 철근 생산업체인 현대제철의 감산 방침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이달 들어 철근 시장의 적자 판매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대목이기 때문이다. 또한 철스크랩과 전극봉 등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가 압박까지 심각해, 현대제철이 이전보다 훨씬 강도높은 감산을 시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제철은 시황 악화와 적자판매 위기감이 고조됐던 지난 4월에도 3만3000톤 규모의 재고 감축 방침을 결정한 바 있다. 당시에는 가동시간 축소를 비롯, 포항과 인천 등 병행 생산라인의 타제품 생산, 수출 확대 등 다각적인 방법으로 철근 감산을 진행했다.

    동종 철근 제조사들의 상황도 별반 다를 바 없다. 대다수 철근 제조사들은 이미 각 사 사정에 맞춰 감산에 돌입했거나, 추가 감산을 검토하는 등 경기 악화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이들 역시 과도한 재고와 적자판매를 감당하지 못해 감산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과 함께 국내 대표 철근 제조사인 동국제강은 지난 4월 3~4일간 철근 감산을 시행했다. 동국제강은 지난 감산으로 해당 기간 동안 2만여톤의 재고 감축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철근 시황 악화가 예상을 뛰어넘어, 적자판매 기로에 선 철근 제조사들이 잇따라 감산 결정을 내리고 있다"며 "과도한 재고에도 생산량을 줄이지 않던 제조사들이 위기감에 더 이상 경쟁사들 눈치를 보지 않는 분위기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