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찬성표… 만장일치로 가결유라시아 철도 연결 국제 기반 마련
  • ▲ 철도.ⓒ연합뉴스
    ▲ 철도.ⓒ연합뉴스
    우리나라가 4수 만에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에 가입했다.

    남북 긴장 완화 분위기 속에 남북·대륙 철도 연결을 통한 철의 실크로드 완성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진 셈이다. 철도를 통한 남북 경제협력과 문재인 정부가 구상하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현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제46차 OSJD 장관회의에서 우리나라의 정회원 가입이 정식 안건으로 채택돼 만장일치로 가결됐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정회원 가입에 번번이 비토했던 북한도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기권도 아닌 찬성표를 던졌다는 것은 달라진 남북 관계를 적극 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러시아 등의 압박에 등을 떠밀려 마지못해 우리나라의 가입을 받아들인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견해를 밝혔다고 볼 수 있어서다.

    우리나라가 북방물류를 위해 시베리아 횡단 철도(TSR)와 중국 횡단 철도(TCR)를 잇는 대륙 철도 운행에 참여하려면 OSJD 가입이 필수조건이다. 철도 교통신호·표준기술·통행료·운행방식 등에서 통일된 규약을 OSJD가 마련하기 때문이다. 2014년 제휴회원 자격을 얻은 우리나라는 이듬해부터 줄곧 정회원 가입을 시도해왔다.

    3전4기 끝에 정회원에 가입하면서 우리나라는 철도 신호·통행료 등에 있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철도를 통한 북방물류는 문재인 정부가 역점을 두는 신북방정책의 중요한 한 축이어서 이번 가입은 북방경제협력을 가속하는 촉매제 기능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가입으로 우리나라는 국제철도화물운송협약(SMGS), 국제철도여객운송협약(SMPS) 등 유라시아 철도 이용에 있어 중요한 협약을 체결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게 됐다"며 "화물운송 통관절차에서도 회원국 사이에는 우대를 받을 수 있어 앞으로 유라시아 철도를 활용한 물동량 증가 등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애초 북한의 반대를 무력화하려고 만장일치제인 OSJD 정관을 회원국 4분의 3 찬성으로 뜯어고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정관 개정은 절차가 복잡하고 오래 걸린다는 게 단점이다. 국토부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말인 2021년에나 정관 개정을 마친다는 목표를 세웠었다.

    우리나라는 지난달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제33차 OSJD 사장단회의에서 북한의 반대로 또다시 미역국을 먹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의 전략대로 따데우쉬 쇼즈다 OSJD 의장 등을 만나 1차 관문인 사장단회의에서 가입안건이 부결돼도 장관회의에 임시의제로 상정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북한도 이를 반대하지는 않았다. 임시의제를 본회의에 정식안건으로 상정하려면 회원국 동의를 얻어야만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이 과정에서 북한의 반대 벽을 넘지 못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