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주목표 20척 중 4척 달성… 하반기 영업 총력장윤근 사장, 포시도니아서 MR 탱커선·중소형 LNG선 시장 확대
  • ▲ STX조선해양의 주력선종인 MR 탱커선. ⓒSTX조선해양
    ▲ STX조선해양의 주력선종인 MR 탱커선. ⓒSTX조선해양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 위기를 모면한지 2개월여가 지났다. 이 기간 STX조선은 신규수주에 총력을 기울이는 등 경영정상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STX조선은 최근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으로부터 선수금환급보증(RG)을 받았다.

    조선사는 RG 없이 선주와 계약할 수 없다. RG는 조선사가 도산해 선박을 건조하지 못할 경우 금융사가 선수금을 대신 갚겠다는 보증이다. STX조선이 앞서 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이 RG는 그리스 선사인 오션월드와 판테온과 계약한 탱커선 4척에 대한 것이다. 

    STX조선은 이달 초 그리스 오션골드와 MR급 탱커선 2척에 관한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7월 오션골드로부터 수주한 중형 탱커선 4척(계약확정 2척·옵션 2척)에 포함된 옵션분이다. 그동안 산업은행의 RG가 아직 발급되지 않아 계약사실을 발표하지 않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MR급 탱커선은 3만~5만톤급 석유화학제품을 운반하는 배로 STX해양의 대표선박이다. STX조선의 수주잔량은 오션골드 계약분을 포함해 총 17척으로 내년 하반기까지의 일감은 확보해 놓은 상태다.

    STX조선 관계자는 “오션골드와 최근 체결한 옵션분 추가계약은 그리스 포시도니아에서 거둔 성과”라며 “오션골드 외에도 다른 조선사들과 LOI(건조의향서)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은행의 RG 발급이 최종완료되면 계약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STX조선은 올해 수주목표를 20척으로 설정했다. 이 중 현재까지 수주한 선박은 4척이다. 장윤근 STX조선 사장은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세계 최대 조선해양 박람회 ‘포시도니아’에서 현지 영업에 적극 나섰다. 오션골드와 체결한 옵션 계약도 장윤근 사장의 작품이라는 후문이다.

    STX조선 측은 “장윤근 사장은 포시도니아에서 MR 탱커선과 중소형 가스선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확신을 안고 돌아왔다”며 “STX조선은 앞서 MR 탱커선과 중소형 LNG선을 주력선종으로 설정해 사업재편을 추진한 만큼 수주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시장에서 그간 STX조선이 강한 면모를 보인 만큼 올해 하반기 신규수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엄 연구원은 “STX조선은 PC선 분야에서 세계 2위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며 “그간 좋은 실적을 낸 분야이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 많은 물량을 수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STX조선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신규일감 확보와 함께 비영업자산 매각과 고정비 감축 등에도 집중하고 있다. 유휴 공장부지와 임직원 아파트, 창원 R&D 센터 등 당장 영업에 필요하지 않은 자산을 매각하고 있는 것. 이를 통해 2500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한 고정비 40% 감축을 위해 생산직을 대상으로 5년간 6개월 무급휴직도 실시하고 있다. 현재 무급휴직 대상 생산직 530여명 중 250명이 무급휴직 중이다. 기본급 삭감은 올해 말 자연퇴직자를 제외하고 계산해 전 임직원에 전달할 계획이다.

    STX조선 관계자는 “올해 최대 현안은 수주목표 20척 달성과 영업이익을 내는 것”이라며 “조선업 불황으로 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만큼 자산 매각과 임직원 고통분담으로 발생한 이익금으로 선박 건조에 나서 경영정상화에 한발 다가서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