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권고 수준 맞추기 위해 2000억원 가량 유상증자 추진건전성·수익성 강화 위한 체질개선이 관건…해결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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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계열사인 KDB생명이 지급여력비율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연내 지급여력비율(RBC)을 1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갖고 유상증자를 준비하고 있다. KDB생명은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밑돌면서 은행의 일부 상품판매 제한 대상에 포함돼 체면을 구겼다.
KDB생명이 RBC비율을 15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2000억원이 넘는 자본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KDB생명은 감자를 통해 누적결손금을 보전하고 증자에 나서 지급여력비율을 높이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KDB생명은 올해 1분기 지급여력비율이 124.35%로 업계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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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여력제도는 보험사가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보험계약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책임준비금 외에 추가로 순자산을 보유하도록 하는 제도다.
보험업법상 RBC비율은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이를 밑도는 보험사는 경영개선 계획을 제출하거나 심할 경우 영업정지 등 시정조치 된다.
금융당국에서는 안정적인 보험금 지급을 보장하기 위해 150% 이상을 권고해왔지만 KDB생명은 지난해 12월부터 150%를 밑돌고 있다.
문제는 오는 2021년 시행되는 IFRS17 시행에 맞춰 단계적으로 보험사의 RBC규제가 강화된다는 점이다. 신RBC제도는 보험부채의 실질 가치를 반영하기 위해 그동안 20년까지로 제한했던 부채 한도를 연내에 30년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듀레이션은 시장금리가 1%포인트 변화할 때 자산·부채 가치가 얼마나 변화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만기가 늘어나면 금리 변동에 따른 충격이 커지고 그만큼 지급여력비율도 하락하게 된다.
변액보험 최저보증위험액 산출방식도 올해 말부터 3년간 단계적으로 변경된다.
KDB생명은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지난 4월 무상감자를 결정했으며 이달 27일 이후 대주주로부터 유상증자를 받을 예정이다.
따라서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지난 2010년 칸서스자산운용과 공동으로 KDB생명(옛 금호생명) 인수한 뒤 투입한 돈이 1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산업은행은 KDB생명 인수 당시 6500억 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조성한 이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총 8500억~9500억원을 투입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자금 투입이 KDB생명의 매각 추진을 더 어렵게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KDB생명은 지난해까지 3차례 매각이 추진됐으나 인수대상자와 가격을 합의하지 못해 불발됐다.
KDB생명은 수익성도 매각 추진의 발목을 잡고 있다. KDB생명은 지난해 10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227억원으로 적자폭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