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불황 속 매년 20~30% 성장 1가구와 맞벌이 부부 증가 영향CJ제일제당·동원F&B 등 사업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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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의 HMR((Home Meal Replacement 가정간편식)경쟁 2차전이 시작됐다.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 증가로 HMR 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면서 CJ제일제당, SPC삼립, 동원F&B, 신송식품 등은 최근 이 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성장 동력 모색과 침체된 내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돌파구로 HMR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업계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 규모는 2010년 7700억원에서 2016년 2조3000억원으로 연평균 19.7%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식품제조업의 연평균 성장률이 5.4%임을 고려하면 성장폭이 크다.
업계에선 올해 HMR 시장 규모를 3조원 가량으로 예측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초기 HMR 제품을 출시하는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설비 투자를 늘리거나 제품 차별화를 찾는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국내 HMR 시장을 이끌고 있는 CJ제일제당은 지난 13일 'CJ올리브마켓 여의도IFC몰점'을 오픈했다. 국내 최초 HMR 플래그십 스토어 CJ올리브마켓 쌍림점에 이은 2호점이다.
이 곳은 HMR 메뉴를 맛있게 즐기고 쇼핑할 수 있는 신개념 식문화 플랫폼을 표방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HMR 제품들로 만든 비비고 한식반상, 고메 스테이크 정식 등 외식 메뉴 20여종을 개발해 2개월마다 새로운 메뉴를 선보인다.
동원F&B는 기존의 한식 제품군에서 서양식까지 제품 라인업을 확장시켰다. 이 회사는 최근 서양식 프리미엄 HMR 브랜드 '퀴진'을 론칭했다. 퀴진은 프랑스어로 '셰프의 요리'를 뜻하며 전문 요리사가 만든 수준의 요리를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더블 스테이크 오리지널과 더블 스테이크 치즈 총 5종으로 구성됐다. -
SPC삼립은 냉동 제품 생산라인 확보를 위해 충남 서천에 위치한 그릭슈바인 제2공장 증설에 약 110억원을 투자한다. 공장 증설은 오는 2019년 초 완료되며 신규 냉동 설비를 갖춰 패티류와 튀김류 등 냉동 육가공 제품을 연간 3000톤 규모로 생산하게 된다.
SPC삼립은 "공장 증설을 통해 냉동 제품 카테고리를 확대해 육가공 사업 매출을 오는 2022년까지 11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라며 "HMR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글로벌 종합식품회사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송식품은 장류를 기반으로 즉석된장국, 새반컵밥 된장국밥, 비빔밥&된장국 등 다양한 HMR을 개발,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HMR 시장으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기존의 신송식품 영문 브랜드명을 활용한 간편식 브랜드 'Singsong'을 새롭게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구조적인 수요 감소를 겪고 있는 육가공 업체와 외식 프랜차이즈업체도 HMR시장에 속속 진출하는 추세다.
하림그룹이 HMR 사업을 위한 종합식품단지 '하림푸드 콤플렉스' 조성에 본격 착수했다. 4년여의 사전 준비단계를 거쳐 착공한 이 공장엔 약 4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이곳에선 현대인의 식생활 패턴에 부응하는 HMR과 천연 베이스 소스 및 천연 조미료, 즉석밥 등을 생산하게 된다.
버거 프랜차이즈업체 맘스터치는 업계 최초로 첫 HMR 제품 '맘스터치 삼계탕'을 론칭했다. 이 제품은 최근 가정간편식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맘스터치 고객들이 집에서도 간편하게 여름철 대표 보양식인 삼계탕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됐다.
조미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HMR은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이 지속되면서 올해 3조9000억원까지 판매가 증가될 전망"이라며 "기존 내식과 외식이 HMR 소비로 대체되면서 음식료 시장 재편이 진행 중에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