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LNG 운반선 등 대규모 발주 기대해운업계, 북극항로 활성화에 기대감 상승
  • ▲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쇄빙LNG선이 얼음을 깨면서 운항하고 있다.ⓒ대우조선해양
    ▲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쇄빙LNG선이 얼음을 깨면서 운항하고 있다.ⓒ대우조선해양
    최근 러시아와의 경제협력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조선·해운업계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가 세계 최대 천연가스 생산국가인 만큼 LNG 운반선 등을 대규모 발주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침체에 빠진 국내 조선사가 러시아에서 일감 확보에 나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를 국빈 방문해 남·북·러 3각 협력사업을 가시화하자 이같은 기대는 더욱 증폭되고 있다.

    러시아는 정부 정책에 따라 조선업 현대화 및 확장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러시아 북부 지역에선 가스전 개발 사업인 제 2차 야말 프로젝트가 추진 중인데, 쇄빙 LNG 운반선 등 대규모 발주 가능성이 높다.

    조선업계도 러시아와의 경제협력 강화를 긍정적인 신호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 1차 프로젝트 당시 대우조선해양은 5조원 규모의 쇄빙 LNG선 15척을 모두 수주한 바 있어 이번에도 일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LNG 선박 건조 경험에서는 우위지만, 다른 조선사들도 이미 LNG수송선과 추진선 건조에 있어서 충분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즈베즈다조선소에 쇄빙유조선 설계와 관련된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등 기술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수주 기대감이 크다.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해 5월 러시아 즈베즈다 조선과 각각 49%, 51% 비율로 출자해 즈베즈다-현대를 설립했다. 러시아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고 사업기회를 확대하기 위함이다.

    시장에서도 조선 3사의 수주 가능성을 점치면서 현대미포조선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최대 국영선사인 소브콤플로트(Sovcomflot)의 에베게니 암브로소브 부사장이 MR 탱커 발주 계획을 직접 언급함에 따라 전통의 MR 탱커 강자인 현대미포조선의 수혜가 점쳐지고 있다"고 예상했다.

    현대미포조선은 전통적인 MR탱커 강자로 현재까지 발주된 MR탱커 17척 가운데 8척을 수주했다. 현대미포조선과 더불어 STX조선도 과거 소브콤플로트로부터 MR탱커를 여러 차례 수주해 인도한 경험이 있어 막강한 경쟁자로 꼽힌다.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즈베즈다조선과 조선소 현대와 프로젝트를 논의하는 등 러시아와 인연이 깊지만, MR탱커 관련 표면적으로 진행된 바는 없다"며 "철저한 자본논리에 따라 오랜 기간 협의를 거친 뒤 발주가 진행되기 때문에 지금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해운업계에서도 러시아의 북극항로 활성화를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북극항로 이용의 가장 큰 장점은 거리 단축과 운송비용 절감이다. 업계에 따르면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화물 운송 거리가 3분의 1정도 줄어든다.

    아울러 인프라 차원에서의 수요도 기대할 수 있다. 러시아는 중국, 한국, 일본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사할린-하바로프스크-블라디보스톡을 잇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했다. 블라디보스톡과 한국의 가스관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해운업체가 필요한 자재를 운송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해상 운송사였던 현대상선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상선은 2008년, 2014년 화주인 포스코와 함께 러시아 무연탄 수입을 추진할 당시, 북한 나진항을 경유하는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북극항로는 새로운 길이 열린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며 지금은 관련 사업에 대해 사실상 결정된 게 없고 스터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북극항로가 활성화되면서 논의가 진전되면 사업이 구체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