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부회장, 다섯번째 경영복귀 또 ‘무산’신동빈 회장, 주총 불참 악재에도 위기 '모면'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구속수감 중에도 주주의 신뢰를 재확인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상정한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 안건이 주주총회에서 부결된 것. 이에 따라 신 회장은 신 전 부회장과의 다섯번째 표대결에서 모두 이겼다.29일 일본 롯데홀딩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도쿄 본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상정한 신동빈 회장의 이사 해임과 본인의 이사 선임,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의 해임 건등이 모두 부결됐다.롯데 관계자는 “한국롯데는 신동빈 회장의 부재 속에서도 일본롯데 주주들이 변함없는 신뢰와 지지를 보내준 것에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현재 상황이 빨리 극복돼 한일롯데의 경영이 불안정해지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재계는 이번 정기주총을 앞두고 신동빈 회장이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고 봤다. 지난 2월 구속수감으로 이번 정기주총에 참석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져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기회가 찾아왔다는 분석이 제기됐다.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위법 행위로 롯데에 혼란을 초래해 신뢰도를 훼손시켰다며 이사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신 전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을 이사직에서 해임시켜달라는 안건 제출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신동빈 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의 공격에 대처하기 위해 재판부에 보석을 신청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2007년 일본 롯데홀딩스 출범 이후 매년 정기주총에 참석해왔다. 그는 주총 개최일에 앞서 항상 일본을 찾아 롯데홀딩스 경영진과 주주를 만나 롯데의 경영상황 등을 설명해왔다.그러나 신동빈 회장의 항소심을 맡고 있는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강승준)는 주총 당일까지 판결을 내리지 않아 사실상 보석 신청을 불허했다.재판부의 미적지근한 태도에 다급해진 롯데는 지난 28일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등 4명을 일본에 급파했다.이들은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과 경영진을 만나 신동빈 회장이 작성한 서신을 전달했다. 이 문건에는 신동빈 회장이 비록 구속된 상태지만 변함없는 지지와 신뢰를 보내줄 것을 당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롯데 측은 신동빈 회장의 주총 불참했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의 시도가 ‘불발’에 그칠 것으로 봤다. 신 전 부회장이 앞서 ‘임직원 이메일 무단 사찰’로 주주와 직원의 신뢰를 잃어서다.또 신동주 전 부회장이 지닌 카드가 ‘광윤사 최대주주’라는 지위 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광윤사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구조는 ▲광윤사 28.1% ▲종업원지주회 27.8% ▲관계사 20.1% 투자회사 LSI 10.7% 등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광윤사 지분 50%+1주를 보유하고 있다.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율은 4%다. 지분율로 보면 신동주 전 부회장이 표 대결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은 종업원지주회와 관계사 등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로 이사직을 유지해 왔다.한 재계 관계자는 “신동주 전 부회장한테 올해 정기주총은 사실상 경영복귀를 위한 마지막 기회였다”며 “신동빈 회장의 구속은 신동주 전 부회장 입장에서 더할 나위 없는 호재였지만, 돌아선 주주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고 말했다.다른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의 항소심 판결은 가을쯤 나온다. 결과를 예단할 수 없지만 집행유예 등으로 석방되면 다음 주총에는 당연히 참석할 것”이라며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 공석이라는 때를 놓친 만큼 이번 주총을 끝으로 경영권 분쟁을 포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롯데 측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더 이상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해 임직원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롯데의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한편, 이날 정기주총에서는 ▲잉여금 배당 ▲이사 3명 선임 ▲감사 1명 선임 등 일본 롯데홀딩스 측에서 제안한 의안은 모두 승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