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명 규모 TF팀 운영…사업 재개 기대 속 新로드맵 추진백천호 관광경협본부장 “7대 사업권 기반으로 경협 선도”
  • ▲ 현대아산의 북한 관광사업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백천호 관광경협본부장.
    ▲ 현대아산의 북한 관광사업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백천호 관광경협본부장.

    남북경협 재개 분위기 속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기업은 현대아산이다. 그동안 금강산·백두산 관광, 개성공단 가동 등 남한에서 대북사업의 유일한 창구 역할을 수행하며 ‘선구자’ 지위를 얻었기 때문이다.

    현대아산은 최근 30여명 규모의 ‘남북경제협력 재개 준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이 조직은 금강산·개성 관광과 개성공단 등 기존 사업은 물론 새로운 남북경협 사업추진을 위해 다양한 로드맵을 짜고 있다.

    5일 TF팀의 수장으로 현대아산의 대북 관광사업 실무를 총괄하는 백천호 관광경협본부장에게 진행 상황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현대아산은 재계에서 남북경협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7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는데, 가장 먼저 추진하려는 사업은 무엇인가?

    현대아산은 지난 2000년 8월 북한과 ‘경제협력사업권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했다. 합의서에는 현대아산이 북한의 모든 SOC와 기간 산업시설을 30년간 개발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

    구체적으로 철도, 통신, 전력, 통천 비행장 건설 및 운영, 금강산 수자원 이용, 주요 명승지 종합 관광사업, 임진강 유역 댐 건설 사업 등이다.

    최근 남북 당국 간 철도와 도로, 산림 협력사업 논의가 한창이다. 사업추진 순서는 당국의 구체적인 합의가 선행된 후 자연스럽게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업권 획득 이후 사실상 진행된 사업이 없다. 이로 인해 사업권이 유지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리는 합의서 체결 이후 사업권을 바탕으로 개성공단과 백두산관광 합의 등을 이끌었다.

    특히 개성공단은 지난 2004년 1단계 공사 시 100만평 규모의 개발사업을 LH주택공사와 함께 분양사업을 했다.

    이처럼 현대아산은 사업별로 전문성 있는 공기업과 국내외 기업 등과 협력해 SOC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우리가 가진 사업권이 가진 의미는 제3국보다 국내 기업이 개발 등의 권리를 선점했다는 것이다.

    -남북경협 사업추진에 있어 현대의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있다. 자금 조달 계획이 있는가?

    SOC 사업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SOC 사업 합의서에는 ‘현대가 사업을 주도하지만 필요한 자금은 남한은 물론 제3국 정부 및 단체, 국제기구 등에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조달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룹 차원의 충분한 지원과 함께 국내외 기업과 국제기금 등과 최적의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자금 마련에 큰 무리는 없다.

    -금강산 관광은 남북경협의 대표적 사례다. 그러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중단됐는데, 재개 가능성이 있는가?

    남북경협 재개 시 상생과 협력의 상징적 모델인 금강산 관광이 가장 먼저 재개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아산은 관광중단 10년간 어렵고 힘든 상황을 겪었다. 하지만 한순간도 금강산 관광을 포함해 남북경협 재개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아본 적이 없다.

    금강산 관광은 재개 준비에 3개월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단 현지 시설점검을 2년 넘게 진행하지 못해 정확한 준비 기간은 현지에 방문해 정밀점검을 해봐야 판단할 수 있다.

    우리는 10년간 195만명의 남측 관광객이 군사분계선을 넘을 수 있도록 했다. 2005년에는 흑자를 기록해 안정적인 남북경협 사업의 성공 모델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 등 수많은 남북교류가 이뤄졌다. 금강산을 ‘小통일의 현장’으로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