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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은 올해 긴 레이스 중 전환점을 돌았다. 올해 가계대출 규제, 부동산 침체 등 악재를 만났지만 견고한 영업실적을 거두며 무난히 ‘1조 클럽’에 입성할 것이란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19일)를 시작으로 20일 우리은행·하나금융, 24일 신한금융, 26일 기업은행, 31일 DGB·BNK금융 등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이미 4대 은행들은 1분기 5000억~6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두며 쾌조의 스타트를 기록했다. 2분기 역시 최소 5000억원, 최대 9000억원 이상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돼 관심은 연내 ‘4조 클럽’ 입성 여부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은행이 호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다.
실적 상승은 전세자금, 개인신용, 기업대출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실제 금융당국의 규제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증가는 둔화했지만 다른 대출은 완만하게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4월 말 기준 전세자금대출은 74조원으로 전년 말 대비 12% 증가했다. 은행의 주택 관련 대출 증가를 이끈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세자금대출 증가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전세자금의 경우 최근 2년 동안 꾸준히 높아졌지만 입주 물량 증가로 차입 수요가 커졌다. 규제 측면에서도 DSR 산출 시 이자상환액만 포함되고 전세보증금의 80%까지 대출이 가능한 이점이 있다.
은행 입장에선 전세자금대출의 98%가 보증부대출로 위험가중치도 11%로 낮아 리스크 및 자본비율 관리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는 만큼 고객 유치에 적극적이란 이야기다.
기업대출은 부동산임대업 대상 대출은 줄었지만, 중소법인 및 대기업대출 증가세로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들은 올해 영업 시작과 함께 중소기업대출 확대를 위해 조직을 정비하며 공략에 나선 바 있다.
주목할 점은 일회성 요인이다. 2분기 비경상 이익으론 STX엔진과 금호타이어 충당금 환입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STX엔진 충당금 환입액으로 1100억원이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도 최근 중국 더블스타와 인수 계약을 체결해 채권단이 고민을 덜었다. 다만 금호타이어에 대한 충당금 환입액은 2분기에 바로 적용할지 미지수다.
한국투자증권 백두산 애널리스트는 “2016년부터 시작된 경기민감업종에 대한 충당금 환입이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라며 “2분기 STX엔진 환입이 예정돼 있고 STX, 금호타이어는 3분기에 환입되고 다른 경기민감업종 및 딜라이브 등도 내년까지 놓고 봤을 때 환입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편 실적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은행들은 대놓고 웃을 수만은 없다.
은행의 이익이라는 게 서민들이 낸 이자로 수익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는 최저임금 상승과 함께 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 이자부담도 예상된다.
서민경제 상황이 악화되면 그동안 집행된 대출의 연체율도 관리가 필요하다. 이미 일부 은행에선 하반기 대출 연체율 상승에 대비해 집중관리에 들어간 곳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