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지난해 미국향 수출 60만대...車강판 물량 60만톤 정도 추정 포스코, 르노삼성·한국지엠에 車강판 공급..."판매에 일부 영향 받을 것"
  • ▲ ⓒ현대제철
    ▲ ⓒ현대제철

    국내 철강사들이 대(對)미국 자동차 수출 관세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고율의 관세 부과로 미국향 수출길이 막히면 이들이 생산하는 자동차강판 공급 역시 감소하기 때문. 이르면 내달 초 관세 부과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자동차를 비롯한 관련 산업군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 발표가 임박하면서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이 자동차강판 판매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관세 부과로 완성차 실적이 악화되면, 자동차 강판 가격을 정상화 시키기 어렵다는 점도 또 다른 걱정거리다.

    현대·기아차 의존도가 높은 현대제철은 이번 관세 부과 가능성에 더욱 예민한 모습이다.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에 자동차강판을 전량 공급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판매 비중이 높다. 그런 만큼 국내 철강사들 가운데 이번 관세 부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업체로 꼽힌다.

    현대제철이 차강판을 비롯해 특수강, 선재 등 자동차 생산과 관련해 현대·기아차에 공급하는 물량은 연간 450만~500만톤 정도로 파악된다.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미국향 수출이 약 60만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동차강판 60만톤 정도는 미국향 물량으로 추정할 수 있다.

    현대제철은 올 들어 건설업 불황으로 철근 판매가 감소하는 등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2935억원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차강판에서도 10% 이상 판매가 준다면, 올해 실적 악화는 불보듯 뻔하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이번 사안에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며 "정부나 업계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르노삼성, 한국지엠 등 완성차 제조사들에게 자동차강판을 공급 중인 포스코 역시 이번 관세 부과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미국향 수출 물량은 전체 생산량의 절반인 약 12만대 수준이다. 한국지엠 대(對)미국 수출 역시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는 스파크와 부평공장의 트랙스를 합하면 연간 13만대 정도로 알려졌다.

    이들 모두 자동차강판 대부분을 포스코로부터 공급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정확한 공급 물량과 금액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별로 공급하는 물량은 밝히지 않고 있다"며 "차강판도 제품별로 나누는게 아니라 고객사에 전체로 공급하기 떄문에 미국향 물량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미국 관세가 부과된다면 자동차강판 공급도 일부 차질이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수입 자동차에 대해 고율의 관세 부과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수입차에도 최대 25%의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미국 대통령이 자국내 수입되는 품목 가운데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했을 때 대통령 권한으로 관세를 매길 수 있는 조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