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유권자 표심 얻기 위해 무역전쟁 끝내려 할 것”中, 금융시장·서비스산업 개방 등 트럼프 만족시킬 방안 제시 가능성
  • ▲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 원장.ⓒ현대경제연구원
    ▲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 원장.ⓒ현대경제연구원
    “미중 무역전쟁은 11월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일단락 될 가능성이 높다. 11월 중간선거가 2년 후 대선으로 이어지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국민의 경제적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무역전쟁을 끝내려할 것이다. 중국도 장기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만큼 절충안을 찾는 과정이 있을 것이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은 1일 미중 무역전쟁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이 사상 최대 경제호황을 맞이한 만큼, 현재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중간선거에 앞서 무역전쟁을 끝낼 것으로 봤다. 무역전쟁으로 관세가 인상되면서 중국에서 수입한 소비재 가격이 상승할 경우, 미국 유권자가 현 정부를 외면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동근 원장은 미중 무역전쟁이 종료되기 위해서는 중국이 선제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족시킬 만한 유인책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중국은 아직 미국의 상대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처럼 격하게 대립하는 것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중국은 11월까지 합리적 수준의 위안화 환율 조정과 미국에 금융시장과 서비스산업을 개방하는 수준에서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동근 원장은 중국경제의 ‘고질병’으로 금융불안을 꼽았다. 금융시장 불안으로 중국 현지기업 및 글로벌기업이 대출을 통한 사업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를 미국에 개방해야 한다는 것.

    이 원장은 “중국은 과거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1금융권이 아닌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아 과도한 이자부담으로 도산하는 곳이 늘고 있다”며 “미국 금융사가 중국에 진출해 시장을 안정시키면, 미국 기업이 중국에 투자할 기회가 확대된다”고 말했다.

    서비스시장 개방도 강조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미국은 서비스산업 수출로 7326억 달러를 벌고 있다. 글로벌 서비스산업 수출량의 15.2%에 해당하는 규모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3분의 1 수준인 2073억 달러(4.3%)에 불과하다.

    이동근 원장은 “중국이 서비스시장 문호를 개방하면 다수의 미국 서비스기업이 현지에 진출해 큰 이익을 올릴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중국도 투자 및 고용창출 효과를 얻을 수 있어 경제적 안정을 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중국이 무역전쟁에서 수세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세 및 환율 조작으로 미국을 자극시키기 보다 관계 안정을 희망하고 있다는 것. 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2기 집권시대가 도래하면서, 정치적 이슈로 미국과 ‘자존심 싸움’을 하는 와중에 무역전쟁이 촉발된 것이라 봤다.

    이동근 원장은 “미국과 중국이 내부적으로 무역전쟁을 끝내는 것에 합의했다는 시각이 많다”며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를 넘어섰다. 이 기세를 이어 2년 후 대선에서 재선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역전쟁을 조속히 끝내려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동근 원장은 미중 무역전쟁이 우리나라에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향 수출 감소로 부품 및 소재 등 중간재 수출이 감소될 것은 확실하지만, 우리나라가 기술력 부문에서 경쟁력을 회복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미중 무역전쟁으로 나타나는 틈새시장을 이용해 양국에 대한 수출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