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간편식 성장·사드 본격적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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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으로 침체됐던 식품업계가 활기를 찾고 있다. 가공·즉석식품과 함께 가정간편식(HMR)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등장한 데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여파가 본격적으로 개선되면서 올 2분기(4~6월) 실적이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4조4537억원, 18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9%, 12.3% 증가했다.
핵심 사업인 식품부문의 매출은 1조2292억원을 달성했다. 고메와 비비고 국·탕·찌개류 등 최근 출시된 HMR 주요 제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6% 가량 늘어나며 고성장세를 유지했다.
햇반, 김치 등 주력 제품군 매출도 20% 이상 늘어나는 등 가공식품 분야에서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미국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만두 판매가 지속 성장하고 베트남에서 김치와 김스낵 등 K-푸드 품목 매출이 늘면서 가공식품 글로벌 매출이 약 25% 증가했다고 회사는 밝혔다.
대상의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7242억원, 3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03%, 47.8% 증가했다. 장류 경쟁강도 완화로 판촉비가 축소되면서 식품 부문의 이익이 개선되고 바이오 품목의 판매량 호조로 소재 부문의 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동원F&B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6335억원,132억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6%, 51% 증가하면서 호실적 달성했다.
오리온의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4237억원, 3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3%, 369% 증가했다. '꼬북칩', '혼다칩', '초코파이 딸기맛', '큐티파이 레드벨벳' 등 신제품 효과에 힘입어 스낵류와 파이류가 각각 42%, 32% 성장하면서 매출 회복을 견인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신제품 효과가 고루 나타나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며 "하반기에는 한국의 간편대용식 및 중국, 베트남 등 해외에서의 전략적 신제품 출시와 시장 확대로 매출과 이익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삼양식품의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1235억원, 1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6%, 78.1% 증가했다. 이 같은 호실적에 삼양식품의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출은 24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늘었으며 영업이익도 310억원으로 52% 성장했다.
매출 효자는 '불닭볶음면'이다.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지속하는 가운데 까르보·짜장 등 제품 라인업 확대와 현지 마케팅 강화로 안정적인 수출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올해 2분기 수출은 595억원으로 1분기 중국 재고량 소진에 따라 주춤했던 수출 증가세를 회복했다.
다만 식품업계 전체가 낙관은 아니다. 농심은 올 2분기 영업이익은 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5% 감소했다. 매출도 5328억원으로 0.7% 줄었다. 농심의 실적 하락은 경쟁심화에 따른 라면 시장점유율 하락, 포장비 등 원가부담 가중, 판촉비 증가가 실적쇼크의 원인으로 꼽힌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금액기준 농심의 라면 시장점유율은 올 2분기 52.9%로 전년 동개 대비 2.3%p 하락했다.
그동안 불황과 사드이슈 등으로 홍역을 앓았던 대부분의 식품업체들은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제품 출시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매출 신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하반기 실적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증권업계도 식품업계가 HMR 제품 판매 증가로 인한 전체 외형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추석 시차로 인해 가공식품 업체들의 실적은 3분기 보다 4분기에 모멘텀이 강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외식의 가성비 하락과 저녁있는 삶의 확대로 중기적으로 HMR 소비확대가 가팔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