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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으로 침체됐던 식품업계가 활기를 찾고 있다. 가공·즉석식품과 함께 가정간편식(HMR)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등장한 데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가 점차 풀리면서 올 1분기 실적이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4조3485억원, 20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5%, 9.2% 증가했다.
주력사업인 식품부문에서만 매출 1조3162억원을 달성했다. 고메와 비비고 국·탕·찌개류 등 HMR 주요 제품의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60%나 늘며 실적을 견인했다고 회사는 강조했다. 햇반·비비고 만두·김치 등 가공식품의 매출도 20~30% 증가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올해도 사업구조혁신을 통한 수익성 제고와 글로벌 성장 가속화에 주력할 것"이라며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는 차별화된 신제품 출시와 함께 맛품질과 브랜드력 강화를 통한 HMR 신규 시장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심은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5631억원, 3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 5.2% 증가했다. HMR 시장 다변화 속 신라면과 짜파게티 등 주력 제품을 중심으로 라면 매출이 3.9% 증가했다.
오뚜기와 삼양식품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오뚜기는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5773억원, 3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5%, 28.4% 증가했다. 즉석밥과 참치캔 등 농수산가공품 가격 인상 효과로 매출액이 성장했다는 분석이다. 냉동피자 등 냉동식품 확대에 따른 기타사업부 매출 성장도 실적에 기여했다.
같은 기간 삼양식품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1249억원, 1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1%, 42.9% 늘었다. 이는 역대 분기 최고 실적이다.
회사 측은 실적 상승의 주요인으로 올해 1분기 국내 한정판으로 출시한 까르보불닭볶음면의 판매 호조가 실적을 견인한 점을 제시했다. 까르보불닭볶음면은 출시 한 달 만에 1100만개, 지난달 말까지 총 3600만개가 판매되는 실적을 거뒀다. -
중국 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인 오리온 등도 사드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향후 사업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오리온은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5163억원, 936억원을 기록했다. 오리온의 기업 분할 전 식품사업부와 비교했을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7%, 133.1% 증가했다.
중국법인의 실적 회복이 주효했다. 오리온 중국법인은 매출은 2663억원으로 전년 보다 25.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9억원 적자에서 489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대표 브랜드인 초코파이는 매출이 30% 이상 성장하면서 사드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올해 사드 영향으로 인해 감소했던 식품업계의 중국 수출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실적의 경우 정상화 국면 초입"이라며 "1분기 중국 매출은 5개 분기 만에 역성장 흐름에서 탈피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치열한 경쟁과 장기화된 경기 침체 속에서 식품업체에서는 좋다는 얘기를 들어볼 수 없었다"면서 "올들어 실적 회복세를 뚜렷하면서 한해 장사에 대한 기대감을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실적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고 다양한 신제품을 준비하는 등 수익성을 극대화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