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과일 가격 전년대비 현지 시세 껑충↑유통업계 "소비자 물가 안정위해 가격 인상 최소화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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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 대목을 한 달여 앞두고 유통업계의 한숨이 깊어졌다. 올여름 폭염과 가뭄이 농가를 휩쓸어 선물세트의 강자인 사과·배 등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충남 서산시 고북면 정자리의 한 사과 과수원에서 농부가 수심에 가득한 표정으로 익지 않은 사과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추석 대목을 한 달여 앞두고 유통업계의 한숨이 깊어졌다. 올여름 폭염과 가뭄이 농가를 휩쓸어 선물세트의 강자인 사과·배 등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태풍 ‘솔릭’의 북상으로 추가 피해가 예상되며 추석 선물세트의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유통업계는 가격 안정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먼저 추석선물세트에 가장 많은 물량을 확보한 대형마트들은 ‘귀한 몸’이 된 농수산물 가격이 폭등할까 봐 전방위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바이어를 통해 산지 상황을 자세히히 파악하고 상대적으로 폭염 피해가 적은 고지대 지역의 저을 위해 일부 선물세트 가격 동결하는 등 가격 안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홈플러스 관계자는 “신선식품에 대한 추석선물세트 상품화 작업은 빠르면 9월 5~10일경쯤 진행된다. 이때까지 상황을 지켜보면서 상품화 가능한 물량이 나오는 대로 선물세트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어들이 상품의 성장·품위 등을 모니터링 중이다”라고 전했다.특히 추석 과일선물세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과·배’는 올해 날씨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4월 초 꽃이 피는 시기에는 냉해를 입었고, 7월부터는 폭염과 가뭄에 시달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사과 수확량이 전년 대비 14% 감소한 46만7000톤 수준이 될 것으로 봤다.홈플러스 과일팀 전형욱 바이어는 사과 시세가 전년 대비 20~30%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사과는 개화기(4~5월) 저온 현상, 우박 피해와 결실 및 비대기(7~8월) 고온에 따른 성장 불순으로 추석용 정품 비율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추석 선물세트에 쓸 수 있는 알이 아직 까지 상당히 작다. 최악의 경우에는 세트에 쓸 수 있는 물량 자체가 극히 소량에 불과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하나로마트 역시 상품 준비에 분주하다. 9월부터 본격적인 추석선물세트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농가들은 그 마저 준비했던 과일이 태풍으로 떨어질까봐 발만 동동 굴리고 있다. 태풍이 지나고 피해를 추산해봐야 정확한 선물세트 가격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폭염으로 농수산물 전반의 가격이 상승했다. 시금치 한 단이 1500원에서 8000원까지 올랐다가 어제(22일)는 1만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수박도 잘라보면 농익어서 반품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추석 선물세트에 올릴 알이 굵은 과일을 구하기는 더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 ▲ 이마트는 미트센터에 사전 물량 비축을 통해 선물세트 가격을 동결하거나 인상폭을 최소화할 계획이다.ⓒ이마트
소비자가 선호하는 한우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산지시세가 5%에서 최대 8% 가량 상승했다. 수입육 소비 증가 등으로 한우 소비에 영향을 주면서 공급량이 줄었기 때문이다.홈플러스 축산팀 황철용 바이어는 “수급이 원활해지면 추석 즈음에는 가격이 다시 내려갈 수도 있다는 일부 전망이 한때 있었으나, 이 역시 폭염 변수의 타격을 입을 전망”이라며 “폭염으로 소들이 사료를 먹지 않고 있는 데다가, 한우 소비 상황 자체가 올해 워낙 좋지 않다. 그 때문에 수급 관리 차원에서 소를 내놓는 시기를 저울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마트는 미트센터에 사전 물량 비축을 통해 선물세트 가격을 동결하거나 인상폭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한우 선물세트 판매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냉동한우의 경우, 올해 추석에 한우 가격이 상승할 것을 예상, 설 직후인 3월부터 물량을 비축하여 지난해 추석 약 4만5000세트 에서 올해 약 5만2000으로 16% 늘려 가격 인상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
- ▲ 대형마트보다 상대적으로 선물세트 판매 물량이 적은 백화점들은 물량 공급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폭염으로 인해 일부 과일의 가격은 5%에서 최대 10%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롯데백화점
대형마트보다 상대적으로 선물세트 판매 물량이 적은 백화점들은 물량 공급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폭염으로 인해 일부 과일의 가격은 5%에서 최대 10%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폭염으로 가장 피해를 본 것이 과일이다. 현재 알이 굵은 대과가 없어 전국으로 바이어들이 노력하고 있다”며 “사과는 현지 가격이 15~20%가량 올랐다. 현재 과일 선물세트 가격이 한참 확정되고 있는 상황인데, 산지 물가가 올라 작년 추석 수준 가격으로 맞추긴 어려울 것 같다.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과일만 최대 5~10% 가격이 상승될 것”이라고 전했다.롯데백화점 역시 과일에 한해 소폭 가격 인상이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올해 폭염이 심해 과일의 경우 크기가 자라지 않았다. 대과로 불리는 사와 배를 구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며 "바이어들이 산지에 내려가 물량 공급에 나서고 있다.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물세트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