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은행장 계획 실행 '착착'보험·재보험 시장 인수전 촉발
  •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 후 비은행 계열사 늘리기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비은행 계열사의 상표 등록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상표 등록은 총 13개다. 우리금융재보험·우리생명보험·우리손해보험·우리재보험·우리리츠운용·우리AMC·우리부동산신탁·우리자산관리·우리금융투자·우리리츠AMC·우리종금증권·우리금융에프앤아이·우리자산신탁 등이다.

    중복 업무를 감안해도 비은행 계열사를 4~5개를 더 늘릴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현재 우리은행 계열사는 7개다.

    먼저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취임 당시 밝힌 대로 부동산신탁, 자산관리 업종의 상표 등록이 총 6건으로 가장 많다.

    손태승 은행장은 "규모가 작은 자산운용사 등을 시작으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당초 신규 설립도 고민했지만 다른 금융회사 역시 부동산신탁 인가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새롭게 진입하는 것보다 인수 쪽이 수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부동산신탁 인가를 준비 중인 곳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메리츠금융지주 등 약 6~7곳으로 전해졌다.

    부동산신탁 외 눈에 띄는 점은 보험업종 상표 출원이다.

    우리은행은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약 7조원의 M&A 실탄을 마련할 수 있다. 

    앞서 거론된 코람코자산운용의 경영권 인수 금액은 약 2500억원 선인 만큼 대규모 자금은 보험사 인수에 쓰일 수 있는 셈이다.

    현재 잠재적 매물로 거론된 곳은 KDB생명, 동양생명, ABL생명 등이다. 이중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이 해외자산 매각에 돌입하면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안방보험은 동양생명을 통해 우리은행 지분 4%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보험사 매각 시 우리은행에 먼저 의사를 타진할 수 있다.

    재보험사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재보험, 우리재보험 등 2개의 상표를 동시 출원했다.

    국내 재보험 시장은 코리안리가 독점하는 상황이다. 금융당국도 과점체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재보험 신규 인가 문턱을 낮췄지만 선 듯 나서는 금융회사는 없다.

    즉, 우리은행이 재보험사를 설립해 금융당국의 고민거리를 덜어주고 보험업계의 가격 경쟁을 촉진할 수 있단 계산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보험업의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인가단위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이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인가와 관련된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우리은행도 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는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이 유력해 보인다.

    상표 등록은 우리금융투자, 우리종금증권 등 2개를 출원한 상태지만 최근 금감원의 제재심의위원회가 경징계 수준으로 그치면서 한시름 놓았다.

    금감원은 최근 제재심의위원회를 통해 우리종금의 외환 장외파생상품 무인가 영업행위와 관련해 기관경고 조치를 내렸다.

    기관경고 조치는 금융투자업 인가 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아 지난해 중단됐던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을 재추진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