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선 2년 만에 운용자산 1조원 돌파…노후자금 인기몰이미비한 연금자산 편입비중 보완…업계 "제도완화·선택폭 확대"
  • 금융당국이 '타깃데이트펀드(TDF) 70%룰'을 완화해 시장 성장에 가속도가 붙게 될 전망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퇴직연금 자산의 100%까지 TDF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퇴직연금감독규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금융위원회와 고용노동부는 전일 퇴직연금 상품의 다양화와 수익률 제고를 위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퇴직연금감독규정 개정안을 마련해왔다.

    TDF에 대한 퇴직연금 자산투자 비중은 종전 70%였다.

    이번 조치는 다양한 퇴직연금 상품 출시와 수익률 제고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우선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경우 금융감독원장이 정한 기준을 충족하면 TDF에 자산의 100%까지 투자를 할 수 있게 된다. 해당 기준은 퇴직연금 가입자의 가입 기간 주식투자 비중 80% 이내, 예상 은퇴 시점 이후 주식투자 비중 40% 이내, 투자부적격등급 채권에 대한 투자한도 제한 등이다.

    TDF는 투자자가 은퇴 시점까지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투자자의 생애주기에 맞춰 금융사가 주식과 채권 등 자산 비중을 조정하면서 굴려주는 상품이다.

    투자자가 자신의 은퇴 시점만 정하면 사전에 설계된 자산배분 솔루션에 따라 운용사가 알아서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조절해주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조치는 선진국의 경우 TDF가 연금상품으로 널리 활용되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활성화되지 못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TDF는 2014년 국내에 처음 출시된 이후 현재 7개만이 출시·판매되고 있다.

    TDF는 자산운용사가 은퇴시점을 타깃데이트(목표시점)로 설정해 투자자 생애주기에 따라 주식과 채권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연금상품이다.

    지난 2016년 4월 삼성자산운용을 통해 국내에 처음 이름을 알린 이후 반응이 뜨거워지자 지난해 미래에셋과 KB, 한국투자신탁, 신한BNP자산운용 등이 잇따라 관련 상품을 선보이는 등 현재 국내에서 7개 운용사가 49개의 TDF를 운용하고 있다.

    연 수익률도 안정적이다.

    지난해 168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적립금의 연간 수익률이 2% 미만 수준에 불과한 반면 2017년에 설정된 TDF2045펀드 상위 10개를 보면 대부분 1년간 6%대 중후반의 수익을 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그동안 퇴직연금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와 함께 금융위에 TDF 개선안과 활성화 방안을 전달하고 논의해왔다.

    기존 TDF는 일반적인 주식형펀드처럼 위험자산으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에 퇴직연금 적립금으로는 70%를 초과해 투자할 수 없다는 규정은 생애 주기에 맞춰 자산을 배분하는 TDF에 적합하지 않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TDF는 연령별로 위험을 분산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주식형펀드처럼 위험자산으로 분류하기는 무리가 있다"며 "TDF가 활성화된 미국의 경우 TDF만으로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의견 전달을 금융위가 수용해 최종적으로 주무부처인 고용부가 퇴직연금 관련제도를 정비해 TDF 70% 룰을 완화하게 됐다.

    이번 결정으로 올해 3월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TDF 시장은 성장세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은퇴주기에 따라 자산을 조절해 주는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커 TDF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이라며 "TDF 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상품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