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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승용 판매 회복의 키를 쥐고 있는 신형 아반떼가 오는 6일 출시된다. 올 들어 승용 내수 판매에서 지난해와 비교해 감소세인 현대차가 신형 아반떼로 반전을 맞이할 지 주목된다. 특히 국내 영업을 이끌고 있는 이광국 부사장의 승부수가 어떻게 전개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는 것.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6일 신형 아반떼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다.
낮게 활공하는 제트기에서 영감받아 날렵하고 역동적인 디자인으로 꾸며진 신형 아반떼는 안전ㆍ편의사양을 강화하고 차세대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에게 있어 이번 신형 아반떼는 기존 중소형 승용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선보인다는 의미를 뛰어 넘는다. 올해 남은 기간 승용 부문 유일한 신차라서, 이 모델의 흥행 여부에 따라 승용 부문 내수 판매 실적이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형 아반떼 판매가 부진하면 올해 승용 부문 내수 판매에서 현대차가 마땅한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는게 업계 판단이다.
특히 현대차는 내수 판매(상용차 제외)에서 경쟁사인 기아차에 고전하고 있어, 신형 아반떼 임무는 더욱 막중해졌다. 앞서 출시된 기아차의 올 뉴 K3는 지속된 판매 흥행으로, 기아차 내수 판매 실적에 큰 힘을 실어준 바 있다.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1~8월 승용·RV 내수 판매는 31만7067대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동기간 기아차의 판매는 7.0% 늘은 31만7054대를 기록했다.
8월까지 양사의 누적 판매량 차이는 13대에 불과하다. 특히 기아차가 지난달까지 승용·RV 내수 판매에서 현대차에 앞서고 있었단 점에서, 남은 기간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상용을 제외한 내수 판매에서 양사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는 점은 현대차 국내 영업 수장인 이광국 부사장에게는 큰 부담이다. 이 부사장 전임이었던 곽진 부사장이 내수 판매 부진의 책임을 물어 경질된 바 있기 때문이다. 신형 아반떼의 흥행 여부가 이광국 부사장의 앞날을 결정 지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잇따라 신차를 출시하며 치열한 판매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기아차가 주력 판매부문인 승용과 RV에서 현대차를 앞서는 결과가 나온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국내 영업본부장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분위기를 알기에, 업계에서도 현대차 중소형 대표세단인 신형 아반떼 출시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광국 부사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선 제네시스와 상용으로 분류된 스타렉스 판매 실적을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현대차 내수 판매에서 제네시스와 스타렉스의 올해 1~8월 판매량은 각각 4만444대, 3만1330대를 기록했다. 이를 모두 합치면 현대차 승용·RV 내수 판매는 38만9381대까지 늘어난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 내수 판매 실적이 기아차와 비슷하게 보이는 것은 제네시스와 스타렉스가 포함되지 않은 착시현상 때문"이라며 "이광국 부사장이 제네시스 영업 또한 총괄한다는 점에서 넓게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2016년 10월 수시인사를 통해 3년간 국내영업을 이끌었던 곽진 부사장을 경질하고, 그 자리에 워싱턴사무소장이었던 이광국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킨 바 있다.
곽 전 부사장은 영업에 달인으로 오랜 경험과 노하우로 현대차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지만, 당시 내수부진 등 일련의 사태에 따른 경질성 인사라는 것이 업계 시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