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승계의 핵심 '에이치솔루션'…㈜한화와 합병하거나 지분 상속 유력CJ올리브네트웍스 오너일가 지분 대다수…상장하거나 지분 교환 전망
  • ▲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한화그룹
    ▲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한화그룹
    재계가 오너 3·4세 경영권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본격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상속세 마련 등 여러 과제가 남아 있어 기업들의 고민 또한 깊어지고 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의 경영승계 밑그림이 서서히 드러나거나 3세 경영이 본격화되는 등 최근 들어 세대교체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한화그룹 역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화가 한화S&C와 한화시스템 통합으로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난 이후 한화시스템을 상장하는 등 이미 경영권 승계를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최근 금춘수 한화그룹 부회장을 한화 지주경영부문 대표로 내정한 것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김승연 회장의 신뢰를 받고 있는 금 부회장이 한화그룹에서 굵직한 인수합병을 도맡아 한 만큼, 경영권 승계 작업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는 해석이다.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에서 주목해야 하는 회사는 에이치솔루션이다. 현재 한화의 최대주주는 22.65%를 보유하고 있는 김승연 회장이다.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는 4.44%, 차남인 김동선 한화생명 상무와 삼남인 김동원 전 한화건설 팀장은 1.67%를 보유 중이다. 이에 비해 에이치솔루션은 세 아들이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에이치솔루션의 가치를 높인 뒤 ㈜한화와의 합병을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거나 김 회장이 보유한 ㈜한화 지분을 상속받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비상장사와 상장사 간 가치산정 논란과 상속세 마련 등 두 가지 방법 모두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과도한 상속세는 기업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현재 한국의 최고 상속세율은 50%로, 최대 주주 주식에 대한 할증까지 더하면 최고 65%의 실효세율을 적용받는다. 이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 최고 세율인 26.3%보다 두 배 이상 높고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화의 시가총액은 2조3575억원으로 김승연 회장의 ㈜한화 지분 가치는 5100억원 수준이다. 세 아들이 이를 상속받기 위해서는 50%에 해당하는 2550억원 상당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한화 지분을 상속받아 경영권을 잇는 방법이 경영승계 '정공법'으로 통하지만, 어떻게 상속세를 마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 ▲ CJ 이재현 회장 장녀 이경후 상무(왼쪽), 장남 이선호 부장(오른쪽). ⓒCJ그룹
    ▲ CJ 이재현 회장 장녀 이경후 상무(왼쪽), 장남 이선호 부장(오른쪽). ⓒCJ그룹
    ◆CJ 경영승계 핵심 계열사는 '올리브네트웍스'…"막대한 상속세는 부담"

    CJ그룹의 경우 오너 일가 지분이 대다수인 올리브네트웍스가 경영권 승계를 위한 핵심계열사가 될 것으로 재계는 예상하고 있다.

    CJ 오너가(家) 3세로는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 담당 상무와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있다. 이 부장은 지주사(55.01%)에 이은 CJ올리브네트웍스의 2대 주주(17.97)다. CJ가 장자 승계원칙을 따르는 만큼, 이 부장이 가진 지분 비율이 높고 기업가치가 크기 때문에 CJ그룹 승계 작업에 중심에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CJ가 경영 승계를 위해 CJ올리브네트웍스를 상장한 후 CJ주식회사와 합병하거나 오너 일가 지분을 CJ주식회사와 맞바꾸는 방법 중 하나를 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중 상장 시나리오를 택하면, CJ올리브네트웍스는 일감몰아주기 규제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다만, CJ 지분을 증여 또는 상속받는 경우 상속세 마련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현재 CJ의 시가총액은 3조8951억원으로 4조원에 미치지 못한다. 이 회장의 지분 가치는 1조6359억원 가량이다. 이 회장이 전 지분을 상속한다면 법에 따라 8179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내야 한다.

    이선호 부장은 지난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해 마케팅, 영업 등 여러 부서를 두루 거쳤다. 장녀 이경후 상무는 CJ ENM 브랜드전략 담당 상무를 맡고 있다. 두 사람이 이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처럼 서로의 조력자로서 역할분담에 나설 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재계 3·4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 보유한 지분으로는 막대한 상속세 납부가 어렵다"며 "국내에서 높은 세율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은 어려움을 떠안게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